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대나무가 플라스틱의 대체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대나무 소재 주방용품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프라하 화학기술대학교 연구팀은 영국, 중국, 체코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33개의 대나무 기반 식기를 수집해 특정화학 물질이 대나무 제품에서 음식으로 스며들 수 있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대나무 및 기타 바이오 기반 식기가 음식과의 접촉 시 특정 화학 물질이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고온이나 산성 물질과의 접촉 시 이러한 물질이 더 많이 방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대나무는 내구성과 빠른 성장 속도로 인해 환경 친화적인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대나무 제품이 멜라민 및 포름알데히드 수지와 혼합돼 제작되는 경우가 많아 이들 물질의 식품으로의 침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대나무 소재가 포함된 식기에서 이러한 화학 물질이 뜨거운 음식과 접촉할 때 유해 물질을 누출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여러 유럽 기관들은 대나무와 플라스틱 혼합물로 제조된 식기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럽식품안전청은 2019년 대나무를 목재와 동일하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지침을 내놓으며 대나무에 대한 별도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제품의 적합성 테스트 결과를 공개하며 안전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제한된 데이터와 소규모 샘플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회사들은 대나무 제품이 식기세척기에 안전하다고 홍보하고 있으나, 장기적인 내구성에 대한 증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이에 연구진은 소비자들이 대나무 제품을 선택할 때 이러한 위험성을 인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바이오 기반'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제품이 친환경적이고 안전하다고 단정짓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나무 소재 제품이 멜라민-포름알데히드 수지와 같은 합성 물질과 혼합될 경우, 화학 물질의 이동 가능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의 주저자인 카밀라 베흐친스카(Kamila Bechynska)는 “대나무 제품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복적인 가열을 피하고, 손상된 제품은 즉시 폐기하는 것이 권장된다”라면서 “자세한 성분 표기와 공인된 테스트 절차를 준수하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벨과 제품 인증을 통해 추가적인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식품 안전 기관들은 대나무 기반 식기의 생산 기준을 강화하기 위해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아울러 연구진은 추가 연구를 통해 이러한 제품이 다양한 사용 조건에서 현재 표준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명확히 할 계획이다. 특히 고온이나 장기간 보관 시 유해한 화학 물질이 방출되는지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대나무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대나무 제품을 선택할 때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며 규제 당국과 산업계는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한편 해당 연구는 국제 저널 푸드 컨트롤(Food Control)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