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서울옥션 온라인 경매에 우리나라 근현대 인물화의 대가 이당(以堂) 김은호(1892~1979)의 ‘어옹(漁翁)’이 출품됐다. 종이에 수묵담채로 그린 이 작품은 노년의 어부가 낚싯대를 드리운 채 물가에 선 모습을 담은 인물화로, 김은호 특유의 섬세한 필치와 절제된 색감이 돋보인다. 이당 김은호는 근·현대 화단에서 미인도와 신선도 등 인물화를 통해 화미한 색채와 세련된 기법의 정수를 보여준 작가다. 스승 심전 안중식으로부터 받은 아호 ‘이당(以堂)’의 ‘이(以)’는 주역의 24괘 중 첫 자를 딴 것으로, ‘모든 면에서 으뜸’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김은호는 북종화법의 전통을 기반으로 시대적 감각과 자신만의 필법을 조화시킨 유일한 거봉(巨峯)으로 평가된다. 1942년 평론가 윤희순은 “이당은 상(想)의 인(人)이 아니다. 기(技)의 인(人)이다. 기(技)에서 이루어진 품(品)이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순수한 회화의 인(人)이다. …이당은 심전·소림 이후의 기법인으로 최고봉이다”라고 평한 바 있다. 이는 김은호의 예술세계가 뛰어난 기교를 바탕으로 고도의 품격으로 승화된 경지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어옹’은 세로 132.3cm, 가로 36.5cm 크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서울옥션 온라인 경매에 박생광(1904~1985)의 1967년작 ‘모란도(牡丹圖)’가 출품됐다. 비단 위에 수묵과 채색으로 그려진 두 폭 병풍 형식의 이 작품은 전통적 소재인 모란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채색화로, 박생광의 중기 회화 세계를 대표한다. 박생광은 민화, 탱화, 단청 등 한국 전통의 조형미와 색채를 통해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하며 한국 채색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가다. 청년 시절부터 70대 중반까지 모란, 나비, 달, 새 등 한국적 소재를 즐겨 다뤘으며, 1970년대 후반에는 무속을 주제로 삼아 한국적 정신성과 정체성을 탐구했다. 1904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그는 21세부터 41세까지 일본에서 유학하며 일본 화풍의 영향을 받았으나, 해방 이후 ‘왜색화가’라는 비판을 딛고 전통문화의 근원에서 새로운 한국화를 구축하려는 실험적 노력을 이어갔다. 1974년부터 1977년까지 일본 체류를 마친 뒤 귀국해 진화랑에서 개인전을 열며 명성을 확립했다. 1980년대 초, 박생광은 민화·불화·무속화 등에서 발견한 전통적 이미지를 화폭에 담으며 오방색을 활용한 강렬한 색채와 수묵·채색을 결합한 독창적 기법으로 한국 화단에 새로운
[비건뉴스=박민수 기자] 서울옥션 ‘프리미엄 온라인’ 경매에 한국 근현대 미술의 거장 천경자(1924~2015)의 1962년 신문 연재소설 삽화 원본이 출품됐다. 이번 작품은 1962년 6월 28일자 한국일보 연재소설 ‘사랑의 계절’(175회)에 실린, 종이에 수묵으로 그린 원본이다. 작품은 사랑을 원하는 남성과 이를 단호히 거부하는 여성의 대비된 몸짓을 묘사한다. 전통 창호와 정원 풍경 속 여인은 곧게 뻗은 목선과 뾰족한 턱, 오똑한 코 등 서구적인 이목구비로 그려졌다. 이는 1960년대 전통적 한국 여인상과 구분되는 천경자 특유의 인물 표현을 보여준다. 천경자는 1955년 대한미술협회전 대통령상 수상을 시작으로, 한국 채색화의 독자적 양식을 확립했다. 회화 활동과 더불어 신문·잡지 삽화에서도 활발히 활동했으며, 이번 출품작은 문학과 미술이 교차한 창작물로서 사료적 가치가 높다. 특히 1962년 5월 26일자 ‘사랑의 계절’ 삽화는 2006년 경매에서 1천30만 원에 낙찰된 바 있어, 이번 작품 역시 희소성과 상징성에서 주목된다. 소품 크기임에도 시대적 맥락과 작가적 완성도가 온전히 담겨 있어 수집가 사이에서는 “다시 보기 어려운 원본”으로 평가받는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