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1 (목)

  • 서울 3.2℃
  • 인천 2.1℃
  • 흐림원주 3.7℃
  • 흐림수원 3.7℃
  • 청주 3.0℃
  • 대전 3.3℃
  • 대구 6.8℃
  • 전주 6.9℃
  • 울산 6.6℃
  • 창원 7.8℃
  • 광주 8.3℃
  • 부산 7.7℃
  • 목포 7.3℃
  • 흐림제주 10.7℃
  • 흐림천안 2.7℃
  • 흐림구미 5.8℃
기상청 제공

제로웨이스트

"연간 10억 톤" 골치아픈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위한 방법

[비건뉴스 김민영 기자] 어린 시절 “음식 남기면 안 된다”는 어른들의 충고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기자 역시 학창 시절 선생님이 잔반통 앞을 지켜 음식을 남기는 일이 없도록 철저하게 가르침을 받아왔다. 이때 선생님은 밥을 남기는 학생을 보시고 “지구 반대편에는 먹고 싶어도 못 먹는 애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당시에는 알지 못했지만 어른이 되고 난 후 그때 들었던 말은 단지 잔소리가 아니라 실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됐다. 지구의 식량 불평등 문제는 심각하다. 세계 인구의 약 11%는 먹을 것이 없어 끼니 걱정을 한다. 2019년 기준 당장 먹을 것이 없어 배고픔에 힘들어하는 기아의 수는 6억 9000명에 달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음식물 쓰레기 지수 보고서 2021’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가 약 9억 3100만 톤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음식물 쓰레기를 정량화하는 기준은 아직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관계로 유엔환경계획이 공개한 추정치보다 실제로는 더 많은 음식이 버려진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지구 한쪽에선 음식을 먹지 못해 굶어 죽고 있지만, 지구 반대쪽에서는 해마다 9억 톤이 넘는 음식을 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식량 불평등 문제만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9억 3,100만 톤에 달하는 음식물을 처리하는데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8~1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가장 많이 제시되는 방법으로는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을 시행하는 것이다. 유통기한은 식품이 시중에 유통될 수 있는 기간이며 소비기한은 식품을 섭취할 수 있는 기간이다. 보통 소비기한은 유통기한보다 약 20% 길다.

 

현재 국내에서는 유통기한 기준을 적용해 상품 판매를 시행하고 있기에 실제 섭취해도 무방한 제품을 버리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실제 포장도 뜯지 않은 채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이 매년 1조 5,40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에 선진국을 중심으로 소비기한을 적용하고 있으며 국내도 내년부터 우유를 제외한 모든 식품에서 소비기한을 적용할 예정이다.

 

 

가정에서는 식단을 미리 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대표적으로 밀프렙이 있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밀프렙은 식사(meal)와 준비(preparation)의 합성어로, 5~7일 미리 먹을 음식을 포장해 그때그때 데워먹는 방식이다. 불필요한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지 않을뿐더러 식비 절약과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이 밖에도 학교, 회사 등에서 시행되는 급식의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획기적인 방법도 존재한다. 바로 급식에 사용되는 개인 그릇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다. 최근 구글은 2025년까지 음식물 쓰레기를 절반으로 줄이고 매립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면서 이를 달성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 중 하나로 카페테리아에 1인치 미만 그릇을 세팅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음식 섭취량을 30~50% 줄였으며 음식물 쓰레기는 30~70%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의 '푸드 포 굿'(Food for Good) 프로그램의 에밀리 마(Emily Ma) 책임자는 “여러가지 추적 도구를 활용해 쓰레기를 모니터링 중”이라며 “메뉴와 손질 방법 등을 조정해 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예컨대 딸기 꼭지의 윗부분만 조심히 잘라내 버려지는 부분을 줄이거나 전날 남은 재료를 활용한 음식을 메뉴로 선보여 버려지는 재료가 없도록 하는 등의 방법이다.

 

이외에도 구글 식당의 셰프들은 버려지는 브로콜리 줄기를 완벽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 개발에 나섰으며 커피 원두를 둘러싸고 있는 과일인 커피 체리로 만든 밀가루와 같은 음식 부산물로 만든 재료를 구매하고 있다.

배너
추천 비추천
추천
3명
50%
비추천
3명
50%

총 6명 참여


프로필 사진
김민영

편견 없이 보고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