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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호두, 숙면 돕는 간단한 비결…신규 연구 결과 주목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현대인의 가장 흔한 고민 가운데 하나는 양질의 수면이다. 직장과 학업, 사회적 압박이 겹치면서 수면 부족은 만성 피로로 이어지고, 나아가 비만·심혈관 질환 같은 건강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최근 학계에서는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 있어 식단이 중요한 변수라는 연구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호두가 숙면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국제학술지 푸드앤펑션(Food & Function)에 실린 이번 연구는 20~35세 성인 76명을 대상으로 18주간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한쪽은 매일 저녁 40g의 호두를 8주 동안 섭취했고, 다른 쪽은 같은 기간 동안 견과류를 일절 먹지 않았다. 이후 2주의 휴지기를 거쳐 그룹을 교차하는 방식으로 실험이 이어졌다. 모든 참가자는 지중해식 식단을 기본으로 하면서, 카페인과 알코올을 저녁에 피하고 일정한 취침 습관을 유지하는 등 수면 위생 수칙을 지켰다.

 

연구진은 손목에 착용하는 활동 기록기를 통해 수면 패턴과 체온, 활동량 등을 추적했고, 소변 검사를 통해 멜라토닌 대사 지표인 6-설파톡시멜라토닌(6-SMT) 수치를 확인했다. 또한 제공된 호두 샘플에서 트립토판과 멜라토닌 함량을 분석하고, 트립토판이 뇌로 전달될 수 있는 경쟁 아미노산 대비 비율을 측정했다.

 

그 결과, 매일 호두를 섭취한 참가자들에게서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났다.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수면 효율이 소폭이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됐다. 특히 낮 동안 졸음이 줄어드는 효과도 보고됐다. 연구진은 호두 40g이 평균적으로 트립토판 84.6mg, 멜라토닌 118나노그램을 함유하고 있으며, 트립토판-경합 아미노산 비율이 0.058로 수면 촉진에 유리한 수준임을 확인했다. 이는 뇌에서 멜라토닌 합성을 촉진해 수면 주기를 안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은 24세로, 대체로 젊은 여성 비율이 높았다. 연구 시작 전 이들의 전반적 수면 질 점수는 4점 만점에 2.8점으로, 개선의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8주간 호두를 꾸준히 섭취한 이후에는 수면 지표가 한층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효율성 수치의 변화가 크지 않더라도 누적 효과가 쌓이면 전반적인 숙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구는 몇 가지 한계도 지닌다. 참가자들이 자신이 호두 섭취 그룹인지 알 수밖에 없는 구조였기 때문에 심리적 요인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개인의 전체 식단이나 다른 식품에서의 멜라토닌·트립토판 섭취량은 고려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호두의 잠재적 건강 가치를 다시 한 번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문가들은 불면에 시달리는 사람들이라면 약물이나 인위적 보조제 대신,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호두를 식단에 추가해 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하루 약 40g, 즉 한 줌 정도의 호두를 간식이나 샐러드, 오트밀이나 요거트와 함께 섭취하는 방법만으로도 수면의 질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수면 문제의 원인은 스트레스, 질환, 생활습관 등 복합적일 수 있어 호두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연구진은 “호두는 단순하면서도 영양가 있는 식품으로, 다른 건강한 수면 습관과 결합한다면 숙면을 돕는 자연스러운 도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결과는 현대인의 식단 속 작은 선택이 일상적인 수면의 질을 크게 바꿀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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