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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가공육·탄산음료 습관적 섭취…“질환 위험 작아도 꾸준히 쌓인다”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매일 점심 식탁이나 간식으로 무심코 집어드는 핫도그 한 개, 탄산음료 한 캔이 장기적으로는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연구진이 가공육과 설탕 음료, 산업적 트랜스지방의 일상적 섭취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 분석한 결과, 작은 습관이 시간이 흐르며 질환 위험을 끌어올린다는 일관된 패턴이 확인됐다.

 

워싱턴대학교 보건계량분석연구소 연구팀은 기존 수십 건의 연구를 통합한 메타분석을 통해 가공육과 설탕 음료, 트랜스지방의 섭취와 질환 발병률의 상관관계를 평가했다. 분석에 따르면 핫도그 한 개, 355㎖ 탄산음료 한 캔처럼 일상적인 수준의 소량 섭취만으로도 제2형 당뇨병, 대장암, 허혈성 심장질환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아졌다. 연구진은 섭취량이 많을수록 위험이 커졌으며, 특히 적은 섭취 구간에서 곡선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점에 주목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완벽한 식단을 강요하려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생활 습관의 누적 효과를 직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강조한다.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 송밍양 교수는 “소량 섭취에서도 위험 증가가 뚜렷하게 관찰됐다”며 “데이터는 일관되고 강력하다”고 설명했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이미 가공육을 발암물질로 분류한 바 있다. 훈제, 염장, 보존제를 활용한 핫도그, 베이컨, 소시지, 햄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조리 과정에서 아질산염이 체내에서 니트로사민으로 변환돼 소화기관 세포를 손상시키고, 고온 조리 시 발암 물질로 알려진 다환방향족탄화수소와 헤테로사이클릭아민이 생성될 수 있다. 설탕 음료 역시 빠른 흡수로 혈당과 인슐린 대사를 교란하고, 트랜스지방은 혈중 지질 균형을 무너뜨려 동맥경화 위험을 높인다.

 

 

물론 관찰 연구 특성상 인과관계를 단정하기 어렵고, 식습관 조사는 기억 의존성이 큰 한계가 있다. 그러나 여러 연구가 같은 방향성을 반복해서 제시한다는 점에서 ‘적은 양이라도 자주 먹는 습관이 위험을 쌓는다’는 결론은 무게를 얻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자유당 섭취를 하루 열량의 10% 이하, 가능하면 5%에 가깝게 제한할 것을 권고한다. 미국 식이 지침도 전 생애를 통틀어 첨가당을 10% 미만으로 줄이라고 명시했다. 최근 각국은 산업적 트랜스지방을 식품 공급망에서 퇴출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WHO의 ‘리플레이스(REPLACE)’ 전략이 그 기준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포에 휩싸일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레딩대학교 군터 쿤레 교수는 “완벽을 목표로 할 필요는 없다. 즐거움의 여지를 두면서도 합리적인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작은 변화가 누적돼 건강 개선 효과를 낸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매일 마시던 탄산음료를 물이나 탄산수로 대체하고, 가공육 대신 신선한 단백질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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