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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

인류 활동 확대…야생동물 생물량 90퍼센트 가까이 감소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산업혁명 이후 인류의 이동 규모와 농축산업 확대가 지구 생태계의 기본 구조를 바꾸면서 야생동물의 총 생물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지난 1850년 이후 전 세계 야생 육상·해양 포유류의 생물량이 약 200백만톤에서 60백만톤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인간과 가축의 생물량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는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와 이스라엘 바이츠만과학연구소 공동 연구팀이 수행한 것으로, 생물량 변화뿐 아니라 ‘생물량 이동량’이라는 새로운 지표를 도입해 인간과 동물의 이동 규모를 정량적으로 비교했다. 연구진은 산업혁명 이후 인간의 이동량이 전 지구적 야생동물 이동량보다 크게 앞서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인간의 연간 이동 규모는 야생 육상 포유류·조류·절지동물 전체 이동량의 약 40배 수준으로 추산됐다. 연구진은 이동량을 ‘개체군의 총 생물량에 연간 이동 거리(마일)를 곱한 값’으로 정의하고, 인간과 동물의 이동을 동일한 기준에서 비교했다.

 

또한 연구진은 현대인의 이동 방식 중 약 65퍼센트가 자동차나 오토바이, 10퍼센트가 항공기, 5퍼센트가 철도, 나머지 20퍼센트가 도보 혹은 자전거 이동에서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인간의 도보 이동만 따로 보더라도 야생 육상동물 전체 이동량의 여섯 배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변화가 생태계 기능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동물 이동은 토양 영양분 순환, 씨앗 확산, 에너지 흐름, 유전적 다양성 유지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동 규모가 줄면 서식지 연결성이 약화되고 생태계 안정성도 저하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연구 자료에서도 조류·포유류·파충류·양서류·어류 등 다양한 분류군에서 인간 활동에 따른 이동 저해가 확인된 바 있다.

 

해양 생태계의 변화는 더욱 두드러진다. 연구진은 해양 포유류 생물량이 지난 1850년 대비 약 70퍼센트 감소했으며, 특히 산업적 포획이 집중됐던 20세기 동안 고래 개체수 손실이 막대했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자는 20세기에 사라진 약 3백만 마리 고래가 배출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양과 현재 전 세계 비료 사용량이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하며, 이러한 변화가 해양 영양순환 구조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인간과 가축의 생물량 증가 추세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인간 생물량은 1850년 대비 약 700퍼센트 증가했으며, 가축 생물량은 약 400퍼센트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인간과 가축의 총 생물량은 약 11억톤 수준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장기적 지표가 ‘기준선 변화 증후군’을 막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준선 변화란 환경 악화를 겪으면서도 현 상태를 정상으로 받아들이는 현상을 뜻한다. 연구진은 역사적 생물량 자료를 구축함으로써 미래 보전 정책의 기준점을 보다 명확히 설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두 편의 연구는 국제 학술지 Nature Ecology & Evolution에 실렸다. 연구진은 이동 패턴 변화와 생물량 축소가 인간 활동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며, 도시 설계·농업 운영·교통체계·야생 서식지 보전 전략 등을 포함한 정책 변화가 향후 지구 생태계 회복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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