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철에는 많은 사람들이 항문 질환, 특히 치질로 인한 고통을 겪게 된다. 차가운 날씨는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액순환을 방해해 항문 주변의 혈관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환경은 항문 주위 혈관이 부풀고 염증이 생기기 쉬운 조건을 만들어, 치질 증상이 더욱 악화하기 마련이다. 치질은 통증, 출혈, 가려움, 붓기 등으로 나타나며, 이를 방치하게 되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매년 치질 환자 수는 증가하고 있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이러한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2022년 치질 환자는 총 63만 명으로 전 국민의 1.2%가 앓는 셈이다.
현대인의 좌식 생활, 불규칙한 식습관, 섬유질 부족, 과도한 음주 등 여러 요인이 치질 발생 위험을 높이고 있다. 치질은 특정 연령대에 국한되지 않으며,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으므로 예방과 조기 관리가 필수적이다.
치질의 증상은 대장 질환과 유사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자칫 치질 증상을 대장암 등 심각한 질환으로 오인하거나, 반대로 대장암 증상을 치질로 오해할 수 있다. 따라서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50대 이상의 경우, 대장암 검진을 위해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5년에 한번은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장내시경은 대장과 항문 내부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필요시 조직검사를 통해 세부적인 진단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대장암은 대장의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성장해 종양을 형성하는 질환으로, 조기에 발견하지 않으면 주변 조직으로 확산할 위험이 크다. 반면, 치질은 항문 주위 혈관이 늘어나거나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주로 통증이나 출혈을 동반하지만, 전이되지 않는다. 그러나 치질을 방치할 경우 장기적인 염증으로 인해 생활의 질이 크게 저하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대장내시경은 숙련된 전문의가 장기 내부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유용한 검사법이다. 이 과정에서 폴립을 제거하거나 이상 조직을 발견할 수 있어 조기 치료에 매우 효과적이다. 대장암 조기 발견뿐만 아니라 대장염, 게실염, 치질 등 다양한 대장과 항문 질환을 정확히 진단하는 데 필수적이다.
항문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첫째,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매일 충분한 섬유질을 섭취하면 변이 부드러워져 변비 예방에 도움이 된다. 과일, 채소, 통곡물을 식단에 포함해 장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둘째,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수적이다. 하루 8잔 이상의 물을 마시면 대변이 부드러워지고, 항문 주변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일 수 있다.
셋째,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운동은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대장의 운동성을 증가시켜 변비를 예방한다. 넷째, 장시간 앉아 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장시간 앉아 있는 습관은 항문 주위에 과도한 압력을 가해 치질을 유발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이상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검사를 통해 각종 대장항문질환을 조기 발견할 수 있다.
대장 및 항문 건강은 작은 습관 변화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건강한 삶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 금천 새항외과 허석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