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김민영 기자] 고온다습한 여름철은 신선 식재료의 보관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시기다. 특히 채소는 외부 온도 변화에 민감해 잘못 보관할 경우 금세 시들거나 부패해 음식물 쓰레기로 이어진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가정 내 음식물 쓰레기 실태조사’에 따르면, 음식물 쓰레기 유형 중 ‘조리 전 폐기물’이 전체의 약 46.4%를 차지하며, 이 가운데 과일 껍질이나 채소 손질 과정에서 버려지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단체급식소에서 배출되는 식품 폐기물 중 채소류가 25.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바 있다. 이처럼 채소는 가정과 급식 환경 모두에서 낭비되는 비중이 높은 식재료로, 자원 낭비는 물론 온실가스 배출과도 직결되는 환경적 문제로 이어진다. 기후 위기 대응과 지속 가능한 소비를 위한 ‘제로웨이스트(Ze..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북미에서 진행된 대규모 장기 추적 연구에서 채식주의 식단이 전체 암 발병 위험을 낮추고, 특히 대장암과 위암 등 일부 암에서 뚜렷한 예방 효과를 보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임상영양학회지(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2025년 8월호에 실린 이번 연구는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Seventh-day Adventist) 신자 9만5863명을 대상으로 약 10년간 진행된 코호트 데이터를 분석한 것이다. 채식주의자들은 비채식주의자에 비해 전체 암 발병 위험이 12% 낮았으며, 부위별로는 대장암 21%, 위암 45%, 림프형성암 25% 각각 감소했다. 연구진은 2002~2007년 사이 모집된 참가자 중 연구 시작 시 암 진단 이력이 없는 7만 9468명을 대상으로 평균 10년 이상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채식주의 식단을 유지한 그룹은 암 발병 위험이 전반적으로 낮았으며, 특히 발병 빈도가 중간 수준인 암군에서도 위험이 18%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유방암, 전립선암, 림프종 등에서도 채식주의가 보호 효과를 나타내는 통계적 근거가 확인됐다. 이번 연구를 이끈 미국 로마린다대학의 게리 프레이저 박사는 “채식주의 식단이 특정 암에서 일관되게 발병 위험을 낮추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다만 이는 관찰연구이므로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 없고, 연구 대상이 비흡연·저알코올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진 집단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 신자들은 평균적으로 가공육과 알코올 섭취를 피하고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식단 효과가 과소·과대평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채식 중심 식단이 암 예방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보강한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를 일반 인구집단의 공식 권고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다른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한 반복 연구와 무작위 대조시험(RCT)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의 연구는 채식주의자 집단의 건강행태와 식단 패턴을 분리해 독립적으로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었으며, 장기간 추적 관찰에서도 식습관 변화가 반영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채식주의 식단이 대장암과 위암 등 일부 암의 발병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공중보건 차원의 식이 권고 논의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특히 서구권을 비롯해 가공육과 붉은 고기 섭취가 많은 지역에서 채식 중심 식단을 확대하는 것이 암 예방 전략의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채식주의자라도 감자튀김 섭취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버드대 T.H. 챈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약 40년간 미국 성인 20만 5천여 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주 3회 감자튀김을 먹는 사람은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20% 높았다. 반면 구운 감자, 삶은 감자, 으깬 감자를 섭취한 경우에는 발병률 변화가 거의 없었다. 연구진은 감자 자체보다 조리 방식이 위험을 좌우한다고 분석했다. 감자를 삶거나 구우면 전분 구조가 유지돼 소화 속도가 느려지고 혈당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지만, 튀기면 전분 입자가 파괴되고 지방이 더해져 혈당지수가 상승한다. 이는 인슐린 수요를 높이고 대사 부담을 가중시킨다. 하버드대 역학·영양학 교수 월터 윌렛은 “작은 식단 변화도 제2형 당뇨병 위험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감자튀김 대신..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국제 동물권 단체 PETA가 자사의 ‘Beauty Without Bunnies(뷰티 위드아웃 버니스)’ 크루얼티 프리 인증 프로그램을 일부 국가로 제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유럽연합(EU) 내 화장품 규제와 화학물질 규제(REACH) 간의 구조적 모순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인증의 신뢰성과 윤리적 기준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다. EU 화장품 규정은 제품과 원료 단계에서 동물실험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REACH 규정은 환경 보호와 작업자 안전을 이유로 일부 화장품 원료에 대해 여전히 동물실험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완전한 동물실험 금지’라는 규정의 원칙을 훼손하는 결과를 낳고 있으며, PETA는 이를 '규제의 구멍'으로 지적해왔다. PETA는 8월 11일 발표에서 “REACH의 화장품 관련 동물..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환경과 윤리를 이유로 육류와 동물성 제품을 거부하는 전통적 비건 운동이 이제 디지털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 영국 일간지 더 가디언(The Guardian)과 학술 기반 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은 ‘AI 비건(AI Vegan)’이라 불리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조명했다. AI 비건은 인공지능(AI) 기술의 사용을 자발적으로 제한하거나 거부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이들은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소비와 탄소 배출, 전자폐기물 증가 등 AI 기술이 초래하는 환경적 부담을 이유로 들고 있다. AI 비건의 기본 인식은 “디지털 소비에도 탄소발자국이 있다”는 점이다. 대규모 AI 모델의 학습 과정은 방대한 전력을 소모한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최신 AI 모델을 한 번 학습하는 데 필요한 전력은 평균 가정 500..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매년 8월 8일은 '세계 고양이의 날'이다. 고양이의 권리와 복지를 알리기 위해 2002년 국제동물복지기금(IFAW)이 제정한 이 날은, 고양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공유하는 문화로 확산됐다. 그러나 고양이를 사랑한다는 말은 과연 생명과 권리에 대한 책임으로 이어지고 있을까. 고양이는 귀여움의 대상으로 소비되는 동시에, 유기와 방치의 위험에 놓여 있다. 비건뉴스는 세계 고양이의 날을 맞아, 고양이와 인간의 공존을 비건의 시선으로 조명한다. ◇ 고양이의 날, 축하만으로 충분한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반려묘 수는 약 250만 마리로 추산된다. 반려묘 관련 시장 규모도 1조 원을 넘어섰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고양이를 키우는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유기 문제도 심화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유기동물 보호관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해마다 약 10만 마리의 고양이가 유기되며, 이는 전체 유기동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자연사하거나 안락사되고, 입양되는 비율은 30%에 못 미친다. ◇ 소비되는 생명…고양이 산업의 이면 반려동물 산업의 성장과 함께 고양이 분양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품종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일부 사육장에서는 무분별한 번식이 이뤄지고 있으며, 유전질환을 지닌 고양이도 적지 않다. 특히 스코티시폴드는 선천성 연골이상증을 유발하는 유전병의 위험이 높아, 일부 유럽 국가는 해당 품종의 번식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 플랫폼과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한 고양이 매매도 성행하고 있다. 판매 이후 방치되거나 유기되는 사례도 빈번하다. 구조된 유기묘가 보호소에 머무는 기간은 길어지고 있으며, 보호소의 수용 능력은 이미 한계를 넘어선 상황이다. ◇ 비건의 시선…‘소유’ 아닌 ‘공존’의 관계로 비건은 동물 착취를 최소화하려는 삶의 방식이며, 생명권에 바탕을 둔 철학이다. 이런 관점에서 반려동물은 인간의 소유물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인식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고양이의 삶이 인간 중심적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먹이, 환경, 활동 시간까지 모두 인간의 생활 방식에 따라 조정되며, 고양이의 자율성과 본성은 종종 제한된다.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동물권 단체들은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말이 익숙하지만, 진정한 반려 관계는 생명에 대한 존중과 책임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 공존의 가능성…입양과 TNR 지방자치단체와 시민사회는 고양이 보호와 공존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정책이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TNR)이다. 2023년 기준 전국에서 약 12만 마리의 길고양이가 중성화 수술을 받았지만, 전체 개체 수를 고려하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일부 지자체는 입양 장려금 지급,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 유기묘 보호소 운영 등을 확대하고 있으나, 인력과 예산 부족, 제도 미비 등 구조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시민단체들도 임시 보호 활동, 유기묘 입양 연계, 중성화 캠페인 등을 펼치고 있으나 전국 단위의 체계적인 지원은 여전히 미흡하다. ◇ 반려라는 말의 무게 '반려'는 함께 살아가는 존재를 뜻한다. 그러나 고양이는 여전히 선택되고, 사고팔리고, 버려지는 대상이다. 고양이를 사랑한다고 말하려면, 그 생명과 권리에 대한 책임과 성찰이 따라야 한다. 세계 고양이의 날은 단순한 기념일을 넘어, 인간과 고양이의 관계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 생명을 소비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공존과 존중의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대학 캠퍼스 식당에서 주 1회 ‘고기 없는 날(Meat-Free Day, MFD)’을 도입하면 온실가스 배출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단백질 섭취 감소, 당류 섭취 증가, 매출 하락 등 부작용도 확인돼,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위스 로잔의 명문 공과대학인 EPFL(École Polytechnique Fédérale de Lausanne)과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연구진이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18개월 동안 대형 대학 캠퍼스 내 12개 구내식당에서 주 1회 MFD를 시행하고, 총 40만 건이 넘는 식사 구매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MFD가 환경, 영양, 소비자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검토했다.분석 결과, MFD를 시행한 날의 식단은 평균 온실가스 배..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상이 다시 본격화됐다.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전 세계 175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 조약 체결을 목표로 한 정부 간 협상 회의가 진행 중이다. 이번 회의는 유엔 환경계획(UNEP) 주도로 열리는 여섯 번째 회의로, 이전 회의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각국이 최종 조율에 나서는 사실상 마지막 협상 라운드로 평가된다. 회의에는 각국 정부 대표단을 비롯해 플라스틱 산업계, 관련 기업, 과학자, 환경단체, 원주민 공동체 등 3,700여 명이 참석했다. 회의는 총 열흘간 이어질 예정이며, 플라스틱 생산부터 설계, 사용, 폐기에 이르는 전 생애 주기를 규제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조약 초안을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연간 4억 5천만..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최근 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게재된 체계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 논문이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 식단에 대한 과학적 정의를 새롭게 제시했다. 플렉시테리언은 일반적으로 채식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면서도 간헐적으로 육류나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는 식생활 방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동안 명확한 학술적 정의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플렉시테리언 식단의 개념을 정량적으로 규명하고, 국제적인 식이 지침과의 연계 가능성을 평가함으로써 관련 정책 및 공중보건 권고안 수립에 기반을 제공했다. 연구진은 PubMed와 Scopus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플렉시테리언 또는 세미베지테리언(semi-vegetarian)을 키워드로 설정하고 총 86편의 논문을 분석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제시된 정의에 따르면, 플렉시테리언 식단이란 유제품, 계란, 육류 또는 생선을 월 1회 이상, 주 1회 미만으로 섭취하는 식단을 의미한다. 이는 ‘고기를 자주 먹지 않지만 완전히 배제하지도 않는’ 기존 대중적 인식에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빈도 기준을 부여한 것이다. 또한 연구진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42개국의 식품 기반 식이 지침(Food-Based Dietary Guidelines, FBDG)을 비교 분석했다. 이들 국가 가운데 ‘플렉시테리언’이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사례는 전무했으나, 스리랑카의 경우 유사 개념인 ‘세미베지테리언’ 식단을 식이 지침 내에 명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독일, 스페인, 벨기에, 영국 등 14개국은 붉은 고기 섭취를 줄이도록 권장하고 있었으며, 일부 국가는 식물성 식품과 동물성 식품의 섭취 비율을 조정할 것을 제안하고 있었다. 그러나 유제품과 생선에 대해서는 국가 간 권고 기준에 차이가 드러났다. 전체 42개국 중 67%인 28개국이 유제품의 일일 섭취를 권장하고 있었으며, 43%인 18개국은 주 단위 생선 섭취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었다. 이는 플렉시테리언 식단의 ‘축소적 소비’ 원칙과 일부 충돌할 수 있는 지점이다. 미국, 호주, 뉴질랜드, 북유럽 국가 등은 강화된 식물성 음료(예: 두유, 귀리음료 등)를 유제품 대체품으로 인정하고 있어, 플렉시테리언 식단의 확산 가능성이 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종합적으로 볼 때, 42개국 중 28개국은 해당 정의에 기반한 플렉시테리언 식단을 실질적으로 수용 가능하거나 적응 가능한 상태로 평가됐다. 이번 연구는 플렉시테리언 식단에 대한 세계 최초의 정량적 정의를 도출함으로써, 향후 건강 및 환경 분야에서 식이 비교 연구의 기준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또한 학술적 정의가 명확해짐에 따라, 정부나 보건기관 차원에서도 보다 구체적인 식생활 가이드라인 수립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식물성 위주의 유연한 식단이 주목받는 현재의 식품환경 속에서, 플렉시테리언 식단은 건강과 지속가능성의 접점을 실현할 수 있는 대안적 식습관으로 그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기후변화로 인한 해양 폭염이 북미 서부 태평양 연안 생태계를 심각하게 교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2년 넘게 지속된 폭염은 캘리포니아에서 알래스카에 이르는 해역의 해수 온도를 평년보다 최대 6도(화씨 10.8도)까지 상승시켰고, 이는 관측 사상 가장 길고 강력한 해양 폭염으로 기록됐다. 캐나다 빅토리아대학교 연구진이 최근 학술지 ‘해양학 및 해양생물학: 연례 총설 (Oceanography and Marine Biology: An Annual Review)’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해당 폭염은 단순한 수온 상승에 그치지 않고 생물종의 분포 변화, 먹이망 붕괴, 질병 확산, 수산업 피해 등 생태계 전반에 복합적인 영향을 초래했다. 연구진은 기존 논문과 정부 보고서 등 331건의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폭염 기간 동안 총 240종의 해양 생물이 원래의 분포 지역보다 평균 960km 이상 북쪽에서 출현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일부 종은 일시적으로 북상했지만, 일부는 영구적인 서식지 이동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대표적인 해양 서식지인 해조림(kelp forest)과 해초(seagrass bed)가 고온에 의해 광범위하게 붕괴되며, 이를 서식지 및 먹이 공급원으로 삼던 어류, 무척추동물, 해양 포유류 등의 생존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 포식성 불가사리인 해바라기불가사리(sunflower sea star)는 고온에 따른 질병 확산으로 사실상 자취를 감췄으며, 이는 해양 생태계 내 포식-피식 관계의 붕괴로 이어졌다. 불가사리 집단 폐사의 주요 원인으로는 ‘불가사리 낭창병(Sea Star Wasting Disease)’이 지목됐으며, 연구진은 이 질병이 고수온 환경에서 급속히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상위 포식자가 사라지자 플랑크톤 군집 구조가 변화했고, 먹이 어종(forage fish)의 개체 수와 영양가가 감소해 바닷새, 바다표범, 고래 등 상위 포식자들이 먹이를 찾기 어려워졌다. 폭염의 여파는 해양 생태계를 넘어 인접한 수산업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연안 어장은 잇따른 폐쇄를 겪었고, 조업 활동은 제한되거나 중단됐다. 특히 게, 연어, 조개류를 중심으로 한 수산업은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경제적 손실을 입었으며, 어업 의존도가 높은 지역사회는 조업 중단과 수입 감소로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 논문 제1저자인 사무엘 스타르코(Samuel Starko) 박사는 “이번 해양 폭염은 북미 서부 해안 수천 킬로미터에 걸쳐 전례 없는 생태학적 교란을 초래했다”며 “복합적인 영향은 단일 생물종 감소를 넘어 생태계 구조 자체를 뒤흔들었다”고 밝혔다. 해양 생태학자이자 공동 저자인 줄리아 바움(Julia Baum) 박사는 “기후변화로 인해 해양 폭염은 점점 더 자주, 더 강력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번 사례는 미래 해양 생태계가 어떻게 변모할지를 예고하는 중요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번 사례를 바탕으로 생물 다양성과 생태계 회복력을 고려한 통합적 해양 보전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기후 변화로 인해 서식지를 이동하는 생물종에 대한 공간 확보, 고온 해역에서의 질병 확산 대비 등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이번 연구는 해양 폭염이 기후 위기의 일부 현상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이미 해양 생물과 인간 사회 전반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비건뉴스=권광원 기자] 전 세계적으로 ‘비건(vegan)’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관련 키워드 검색량과 소셜미디어 언급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비건은 동물성 식품을 포함한 동물 유래 재료나 동물 실험 제품을 소비하지 않는 식생활 및 생활방식을 뜻한다. 최근에는 단순한 식단을 넘어 환경, 건강, 윤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하나의 가치 소비 문화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구매 경험률과 시장 규모는 여전히 제한적이며, 관심 대비 실천으로 이어지는 전환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건뉴스가 구글 트렌드, SNS 버즈량, HRC리서치·브랜드브리프 설문조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Z세대 여성 중심의 관심 확대와 소비자 인식 개선이 나타나고 있지만, 국내 비건 시장은 제도·인프라 측면에서 여전히 형성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 검색 늘고, SNS 언급 많아진 ‘비건’…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비건’ 키워드의 전 세계 검색량은 2021년 정점을 기록한 이후 일정한 관심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연평균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비건 식단’, ‘비건 카페’, ‘비건 뷰티’ 등 파생 키워드도 상승 흐름을 보였다. 소셜미디어 상의 버즈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버즈량이란 SNS에서 특정 키워드가 언급된 횟수(게시물·댓글·해시태그 등 포함)를 뜻한다. ‘비건 카페’ 키워드는 전년 대비 약 73% 증가했고,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서는 ‘#비건’ 관련 게시물이 연간 160만 건 이상 생성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긍정 반응은 84%에 달했다. ◇ 구매 경험률 20%대, 실천은 여전히 낮아… 2024년 HRC리서치와 브랜드브리프가 실시한 국내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비건 식품 구매 경험률은 전체 응답자의 26%, 비건 뷰티 제품은 23%, 생활용품은 20%에 그쳤다. 인지도는 36% 수준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20대가 인지도 51%로 가장 높았으며, 성별로는 여성의 구매 경험률이 남성보다 평균 20%포인트 이상 높았다. 구매 동기는 환경 보호(42%)가 가장 많았고, 건강 관리(39%), 호기심(31%)이 뒤를 이었다. 동물권 보호를 동기로 꼽은 비율은 약 20%였다. 전문가들은 “높은 관심에 비해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비용 부담, 제품 정보 부족, 인증 체계 미비 등에 있다”고 분석했다. ◇ 시장 규모, 글로벌 대비 ‘출발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식물성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208억 원(1740만 달러)에서 2025년 약 271억 원(2260만 달러)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약 5.6% 수준이다. 반면, 글로벌 비건 식품 시장은 2023년 약 3340억 달러에서 2030년까지 연평균 13.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럽과 북미는 정부 정책과 인증제도 기반이 잘 갖춰져 있어 시장 확대 속도가 빠르다. 국내의 경우 편의점과 온라인 유통망에서 비건 제품 라인이 증가하고 있지만, 비건 인증제도 부재와 소비자 혼란이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 비건 인증제도 연계 기준 필요… 소비자 분석을 진행한 신한카드 빅데이터센터는 “비건 관련 상품에 관심 있는 고객은 약 15% 이상이지만, 이들이 지속적으로 구매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밝혔다. 한국채식연합 관계자는 비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제품에 ‘비건’ 문구가 표시돼 있어도 어떤 기준인지 명확하지 않다”며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 위해, 정부가 민간 인증기관과 연계할 수 있는 공통 기준 정비와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결론: 비건, 검색에서 일상으로 넘어가려면… 비건은 더 이상 일부 실천가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러나 검색과 관심이 실질적 구매 행동과 일상적 소비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제도적 기반 정비, 정보 접근성 향상, 유통 혁신이 뒷받침돼야 한다. 비건에 대한 소셜미디어 언급량은 증가하고 있다. 이제 그 관심이 지속가능한 소비문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향후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공공 정책과 시장 참여자의 노력이 요구된다. 주요 출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구글 트렌드, 신한카드 빅데이터센터 HRC리서치, 브랜드브리프 소비자 설문조사(2024년 기준) 비건뉴스 자체 분석 및 인터뷰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스웨덴이 세계 최초로 산란계 전원에 대해 ‘비케이지 사육(cage-free)’을 실현한 국가가 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 전환이 강제적인 법률 제정 없이, 시민사회와 기업, 지방정부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동물복지 캠페인 단체인 ‘Project 1882’는 최근 스웨덴 내 모든 산란계 농장에서 케이지(사육장)가 철거됐으며, 현재 약 1,700만 마리의 닭이 케이지 없이 사육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국가 당국과 지자체, 산업계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웨덴에는 더 이상 사용 중인 산란계 케이지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공식 확인했다. 산란계 사육방식과 관련된 논의는 198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8년, 스웨덴 의회는 케이지 금지를 약속했지만, 이후 산업계 반발과 실행상의 문제로..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8월 5일 화요일 오후 1시,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한국비건연대, 한국비건채식협회, 비건어쓰, 비건세상을위한시민모임, 한국채식연합 등 비건 관련 시민단체들이 공동 주최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여름 더위는 건강한 비건(VEGAN) 채식으로 이겨내자”는 주제로 성명서를 발표하고 피켓팅과 퍼포먼스를 통해 비건 채식의 필요성과 건강·환경적 가치를 시민들에게 알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단체들은 여름철 보양식으로 소비되는 육류가 오히려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고혈압, 당뇨, 심장병, 암 등 주요 사망 원인의 약 80%가 육식과 연관돼 있다고 말하며, 비건 채식을 실천함으로써 이들 질병을 예방하고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명서에서는 “고기와 가공육은 1군 또는 2군 발암물질로 분류될 정도로 건강에 유해하다”며,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의 발표를 인용해 햄, 소시지, 베이컨 등 가공육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또한 코로나19, 사스(SARS), 메르스(MERS), 에볼라 등 신종 감염병의 다수가 동물로부터 유래했음을 지적하며, 육식이 감염병의 근본 원인 중 하나임을 강조했다. 단체들은 “비건 채식은 내 몸을 지키고 건강을 살리는 실천”이라며 “건강한 여름나기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지금이야말로 비건 식생활을 선택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칠 수 없다”는 히포크라테스의 말을 인용하며, 건강한 삶의 근간은 곧 ‘무엇을 먹느냐’에 달려 있다고 역설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비건 채식으로 더위를 이기자’, ‘내 몸을 살리는 비건 실천하자’, ‘GO VEGAN! BE VEGAN!’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퍼포먼스를 펼치며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한편 주최 측은 앞으로도 정기적인 캠페인과 시민 홍보 활동을 통해 비건 문화 확산과 대중적 실천을 위한 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비건뉴스=서인홍 기자] 비건 시민단체가 오는 2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후위기 대응과 인류 건강을 위한 비건 채식 실천을 촉구한다. △비건플래닛 △한국비건연대 △한국비건채식협회 △비건월드코리아 △한국채식연합 등 5개 비건 시민단체는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구를 살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비건 채식”이라며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시민사회의 동참을 호소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은 23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진행되며, 성명서 낭독과 피켓 시위, 퍼포먼스 등이 예정돼 있다. 단체들은 성명서를 통해 “지구의 생태계가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으며,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과 홍수, 폭염, 산불 등이 인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축산업이 전체 온실가스의 18%를 배출한다고 밝혔고, 월드워치연구소는 최대 51%에 달한다고 분석했다”며 “축산업은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또 “소고기 1㎏을 생산하는 데 1만5천415ℓ의 물이 소모된다”며 “이는 생수 1만5천 병에 해당하는 양으로, 육식 중심 식습관은 식량 및 자원 낭비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고혈압, 당뇨, 심장병, 암 등 주요 질병이 육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햄·소시지·베이컨 등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붉은 고기를 2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WHO에 따르면 최근 50년간 새로 발생한 인간 감염병의 75%가 동물에서 기인했다”며 “코로나19, 메르스, 사스,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은 동물 식용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채식연합 관계자는 “육식이 불러오는 동물 학대, 기후위기, 식량난, 감염병 위험 등을 고려할 때 비건 채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지구와 인류를 지키기 위한 실천으로 더 많은 이들이 채식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편집자 주] ‘비건’은 이제 단순한 식습관을 넘어 환경, 동물권, 건강을 모두 고려하는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비건뉴스는 독자 여러분의 다양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총 100개의 질문을 주제별로 나누어 정리한 연재를 시작합니다. 이 기획은 매주 주말(토·일) 순차적으로 연재됩니다.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이 제품, 정말 비건 맞을까?” 비건을 실천하려는 소비자에게는 성분, 제조 방식, 브랜드 철학까지 살펴야 할 요소가 많습니다. 이번 회차에서는 비건 제품을 고를 때 꼭 알아야 할 10가지 핵심 체크포인트를 정리했습니다. Q91. 비건 제품인지 어떻게 확인하나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공식 비건 인증 마크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한국비건인증원, 비건소사이어티, PETA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의 인증을 받은 제품은 성분과 제조 공정을 모두 검증받은 경우가 많습니다. Q92. 성분표를 보면 알 수 있나요? 도움이 되지만 한계도 있습니다. 성분명이 일반 소비자에게 낯설 수 있고, 일부 동물 유래 성분은 식물 유래 성분과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예: 글리세린(동물 or 식물 유래 가능), 젤라틴(동물 유래), 카제인(우유 단백질) Q93. ‘식물성’이라는 표현이 있으면 비건인가요?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식물성 원료를 포함했지만 동물성 원료도 함께 사용된 경우가 많고, 식물성이라는 표현 자체는 비건 인증과 무관하게 마케팅 용도로 쓰이기도 합니다. Q94. 크루얼티 프리(Cruelty-Free) 마크면 비건인가요? 아닙니다. 크루얼티 프리는 동물 실험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이며, 동물성 원료 사용 여부와는 별개입니다. ‘비건’과 ‘크루얼티 프리’는 유사하지만 서로 다른 기준입니다. Q95. 성분에 ‘벌꿀’, ‘우유’, ‘달걀’이 없다면 비건인가요? 그 외에도 카제인, 젤라틴, 셸락, 라놀린, 동물성 색소 등 간접적인 동물성 성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성분명 해석표나 비건 가이드 앱을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Q96. 교차오염은 왜 문제가 되나요? 비건 제품이라 하더라도 동물성 제품과 동일한 라인에서 제조되면 미량이 섞일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나 윤리적 이유로 철저한 분리를 원하는 소비자라면 교차오염 여부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97. 가공식품에도 비건 인증이 있나요? 네. 비건 인증은 생식뿐 아니라 가공식품, 간편식, 조미료, 음료 등 다양한 범주에 적용됩니다. 특히 첨가물이나 원료 추적이 어려운 가공식품일수록 인증 여부가 중요합니다. Q98. 비건 화장품은 어떻게 확인하나요? 비건 인증 마크를 확인하거나, 동물성 성분 및 동물 실험 배제 여부를 동시에 명시한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의 FAQ나 성분표도 함께 참고하세요. Q99. 해외 직구 제품은 믿어도 되나요? 제품 설명에 ‘vegan’ 표기가 있더라도 해당 국가의 인증 기준, 마케팅 관행, 수입통관 과정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가능한 한 공신력 있는 인증 마크가 있는 제품을 권장합니다. Q100. 비건 소비를 실천할 때 가장 중요한 태도는 무엇인가요? 완벽함보다는 방향성입니다. 정보와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비건 인증’은 그런 선택을 돕기 위한 하나의 기준일 뿐입니다. 연재를 마치며 이로써 [Q&A] 비건 FAQ 시리즈는 100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모두 마쳤습니다. 비건에 대한 오해를 줄이고, 일상 속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이 연재가 작은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비건뉴스는 독자 여러분의 지속가능한 선택을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