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일본 식품 대기업 미쓰이 DM 제당홀딩스가 내년부터 식물성 참치를 선보인다. 회사는 참치 가격 상승과 수산물 생산량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오사카나 카쿠메이(물고기 혁명)’라는 브랜드를 론칭하고, 병원과 요양시설 식단 시장을 겨냥해 본격적인 공급에 나선다.
이번에 출시될 제품은 계열사 다이쇼 테크노스가 개발했으며, 곤약·해조류·대나무 섬유 등을 활용해 참다랑어의 질감과 외형을 구현했다. 참다랑어는 고급 초밥과 사시미의 대표 재료로 꼽히지만, 양식이 어렵고 가격이 높아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지속돼왔다. 남획과 불법·비보고 어업으로 인한 자원 감소 문제도 심각해 국제사회가 어획량 제한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미쓰이 DM 제당홀딩스는 전통적인 식물성 대체식품 기술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과 시장성을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가격은 1kg당 2,000엔(약 1만8,000원)으로 책정돼 지난달 도쿄 도요스 수산시장에서 거래된 일반 참치 도매가 3,262엔(약 2만9,000원)보다 저렴하다. 회사 측은 “게맛살처럼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식품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단순히 참치를 모방한 제품을 넘어, 실제 시장 가격을 낮추는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일본의 수산물 산업은 최근 10년간 생산량이 20% 감소했고 어업 종사자도 30% 줄어드는 등 구조적 위기를 맞고 있다. 다른 일본 기업들도 곤약가루를 활용한 식물성 해산물 제품을 내놓고 있으나, 높은 가격으로 대중화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컨대 아즈마푸즈가 판매하는 식물성 참치는 230g에 990엔(약 6,700원)으로, 1kg당 약 2만9,000원에 달해 소비자 접근성이 떨어진다. 반면 미쓰이 DM 제당홀딩스는 대규모 생산 및 기존 유통망을 활용해 가격을 낮추고, 2028년부터 연간 10톤 규모 생산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이번 제품은 병원과 요양시설, 임산부 등 날생선을 섭취하기 어려운 계층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사시미를 먹고 싶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먹지 못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히 비건 식품을 홍보하는 차원을 넘어, 실질적인 수요층을 겨냥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번 행보는 전 세계적으로 성장세를 보이는 식물성 해산물 시장과 맞물린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식물성 해산물 시장은 향후 10년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는 배양육 스타트업과 함께 식물성 대체 해산물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일본과 아시아 시장 역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해양 자원의 고갈, 환경오염, 건강 문제 등이 맞물리면서 ‘바다를 지키는 해산물 소비’라는 새로운 가치가 확산하는 추세다.
미쓰이 DM 제당홀딩스는 오는 2026년 식물성 참치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식이섬유뿐만 아니라 다른 영양소를 강화한 제품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더 나아가 연어·오징어 등 다양한 해산물 대체품으로 라인업을 확장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