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김민정 기자] 겨울에서 봄으로 접어드는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일교차가 커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감기는 두통, 발열,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목이 부어 목소리가 변하거나 탁해 발음이 부정확하게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감기가 나은 후에도 목소리가 쉬고 기어들어가는 증상이나 사래가 지속적으로 계속 걸려 목과 가슴이 답답한 느낌이 계속되면, 구마비를 의심해야 한다. 구마비는 혀의 근육이 부분적으로 수축해 굳어가는 증상으로 뇌의 MRI 검사상 이상이 없거나 뇌의 연수나 연수 주위에 손상을 입어 발생하는 것으로 루게릭병 환자들의 증상이기도 하다.
루게릭병(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은 운동 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퇴화하면서 근육을 제어하는 능력이 점점 상실하는 퇴행성 신경계 질환이다. 근육 약화와 경직 같은 작은 증상에서 시작돼 점차적으로 전신에 영향을 미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손이나 팔의 떨림으로 힘이 빠지고 풀리게 되며, 하체로 파급돼 보행에도 어려움이 나타난다. 차후에는 운동장애 뿐만 아니라 호흡을 담당하는 근육과 혀의 위축으로 구미비가 나타나 발음장애, 음식을 삼키지 못하는 연하장애가 나타나고 호흡장애로 생명에 큰 위협이 된다.
루게릭병은 정확한 발병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 일부 연구에서 돌연변이, 감염, 신경미세섬유의 기능 이상 등이 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되는 정도다. 뚜렷한 치료법도 없는 상태여서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기 위한 약물치료나 근육의 기능을 유지하고 운동범위를 보조해 생활을 돕는 물리치료와 재활 등 보완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루게릭병을 근육이 서서히 위축돼 신체의 자기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질환으로 '위증(萎症)'이라고 보고 있다. 한약처방과 침 치료, 추나요법, 약침요법을 통해 체내의 에너지 흐름을 개선하고, 신경세포와 관련되는 부위와 근육에 뭉친 경결을 풀어주어 신체 균형을 잡고자 한다.
빛샘한의원 이영보 원장은 10일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구미비는 혀의 근육이 부분적으로 수축해 굳어가며 근육 조절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기관지나 식도의 운동성 장애, 갑작스러운 스트레스나 정신적 충격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별 증상에 따른 정확한 진단과 맞춤 치료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마비를 일시적인 것으로 간과하지 말고, 정밀 진단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장년층이나 노년층의 환자의 경우 평소에 발음이나 음식 섭취, 침샘의 기능 등에 어떠한 문제가 있었는지 꼼꼼히 체크해야 하고,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환자 본인과 가족이나 주변인들의 꾸준한 관심과 관찰이 이어져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