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여름 피서지로 각광받아온 지중해가 이제는 온수욕장을 방불케 하는 ‘뜨거운 바다’로 변하고 있다. 최근 관측에서 지중해 수온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단순한 이상 현상을 넘어 기후위기의 전조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경고가 과학계에서 잇따르고 있다. 인간에게는 잠시 즐길 수 있는 따뜻한 물일지 모르지만, 바다에 의존해 살아가는 생태계에는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신호다. 지난 7월 지중해 평균 수온은 화씨 80.4도(섭씨 26.9도)에 이르렀다. 일부 해역은 화씨 82도(섭씨 27.8도)를 넘기며 바닷물이 뜨겁게 달궈졌다. 지중해는 좁은 지브롤터 해협을 통해 대서양과 연결돼 있어 물 교환 속도가 느리다. 이 때문에 열과 오염, 산성화가 빠르게 쌓이며 지구 평균보다 더 가파른 온도 상승을 겪고 있다. 실제로 1982년부터 2019년까지 지중해 표면수온은 섭씨 1.3도 상승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전 세계 해양 평균 상승폭의 두 배에 달한다. 국제 연구진은 지중해 생태계와 기후변화 관련 131편의 논문을 분석하고, IPCC 기후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온도 상승 단계별 위험도를 정리한 ‘불타는 숯불(burning ember)’ 도표를 제작했다.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항산화 성분과 차분한 각성 효과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말차가 최근 ‘웰빙 아이콘’을 넘어 ‘그린 골드(녹색 금)’라는 별칭으로까지 불린다. 소셜미디어 열풍 속에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기후위기와 생산 구조적 제약이 겹치면서 공급 불안과 가격 급등이 동시에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말차는 전 세계적인 웰빙 트렌드와 맞물려 빠르게 성장한 대표 식품이다. 잎을 통째로 갈아 만든 분말을 물이나 우유에 풀어 마시는 방식은 현대인의 ‘건강한 에너지 드링크’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카테킨, 체지방 연소를 돕는 EGCG, 긴장 완화에 효과적인 L-테아닌 성분이 풍부해 집중력 향상과 스트레스 완화에 유익하다는 연구 결과가 알려지면서 젊은 세대의 소비를 이끌었다. 여기에 소셜미디어의 힘이 더해졌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는 ‘말차코어(matcha-core)’라는 해시태그가 수억 뷰를 기록하며, 카페 음료에서 홈카페 레시피까지 말차 활용법이 빠르게 확산됐다. 글로벌 음료 체인과 제과업체들도 앞다투어 말차 제품을 출시하면서 수요는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수요의 급성장은 생산 능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고품질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미국 에너지부가 최근 발표한 기후변화 평가 보고서를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보고서가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축소·왜곡했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전 세계 85명 이상의 저명한 기후 과학자들이 집단 성명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 과학자들은 이번 보고서가 에너지부 장관 크리스 라이트가 직접 지명한 소수의 반대 성향 연구자들에 의해 작성됐으며, “현대 기후과학의 주류적 합의를 반영하지 않고, 오래된 소수 의견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고서가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약화하거나 철회하려는 정책적 목적을 뒷받침하기 위해 활용될 소지가 크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이번 평가 보고서는 기후변화의 속도와 영향에 대한 기존 과학적 관측을 축소하거나 의도적으로 무시한 부분이 다수 발견됐다. 기후 과학자 안드라 가너는 “보고서가 학계의 광범위한 연구 성과를 외면한 채 일부 반대 의견을 중심에 배치했다”며 “이는 과학적 논쟁을 가장한 정치적 조작”이라고 비판했다. 문제는 이러한 왜곡이 단순한 학문적 불일치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화석연료 산업과 규제 완화 정책은 기업에 일시적 이익을 안겨줄 수 있지만, 그 피해는 인간과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유엔이 각국에 기후변화 대응 계획 제출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올해 2월 제출 기한을 이미 넘긴 상황에서 반년이 지났지만, 주요 배출국 상당수가 여전히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11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앞두고 국제사회의 압박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NDC는 파리협정에 따라 모든 당사국이 마련해야 하는 국가별 기후 로드맵으로, 2035년까지 어떤 방식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을 담아야 한다. 그러나 기한이었던 지난 2월 대부분의 국가가 제출하지 못했고, 여전히 EU를 비롯한 주요 배출국들의 계획은 지연되고 있다. 특히 EU는 2040년 기후 목표 설정을 둘러싼 내부 협상이 길어지면서 제출 시한을 넘겼다. 프랑스와 폴란드 등 일부 회원국은 법적 구속력을 갖는 2040년 목표 확정을 미뤄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는 논의를 정상급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며 합의 지연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이는 EU 차원의 기후 계획에도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사이먼 스틸 유엔 기후변화 사무총장은 최근 약 200개국에 서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브라질 아마존의 삼림 파괴가 지역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국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단순한 산림 훼손을 넘어, 숲의 손실이 건기 동안 강수량을 줄이고 기온을 높이는 등 기후 시스템을 크게 흔들고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상파울루대학교(USP) 연구진이 발표한 최신 연구는 기후 변화와 삼림 파괴의 기여도를 분리해 수치로 제시함으로써, 그간 모호했던 논의에 명확한 기준을 제공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최근 수십 년간 아마존의 건기 강수량 감소 가운데 약 74.5%는 삼림 파괴에 기인했다. 또한 건기 기온 상승분 중 16.5%가 숲의 손실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북반구의 산업 활동 등에서 비롯된 전 지구적 기후 변화보다 브라질 내부의 산림 관리가 아마존의 건기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음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숲의 손실과 기후 변화의 효과를 수치로 분리해 ‘누가 얼마만큼의 책임을 져야 하는가’를 보여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삼림 훼손의 초기 단계에서 기후 변화가 가장 극심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숲의 10~40%가 사라질 때 강수량과 기온 변화 폭이 가장 크게 드러난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처음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열대 지역에서 숲은 단순한 자연 경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나무는 그늘을 드리우고, 땅속 수분을 끌어올려 대기에 내보내며 지역 기후를 완화하는 ‘천연 냉각 장치’ 역할을 한다. 그러나 무분별한 벌목과 농경지 확대로 숲이 사라지면서, 그 기능은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국제 연구 결과는 숲을 잃은 대가가 단순히 기후변화 차원을 넘어, 인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임을 경고한다. 영국 리즈대학교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열대 산림 파괴로 인한 국지적 온도 상승은 이미 전 세계 3억 명 이상을 더 높은 기온에 노출시켰다. 이로 인해 매년 약 2만 8천 명이 열사병 등 고온 관련 질환으로 목숨을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년간 누적 사망자는 약 50만 명에 이른다. 연구진은 특히 “열대 지역에서 발생하는 열사병 사망의 3분의 1 이상이 산림 파괴와 직접 연관돼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는 인구 밀집 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인도네시아에서는 4,800만 명, 콩고민주공화국에서 4,200만 명, 브라질에서 2,100만 명이 산림 손실로 인한 고온 환경에 이미 노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우주 산업의 급격한 성장은 지구 대기와 기후에 또 다른 위협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The Guardian)에 따르면,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진은 로켓 발사가 상층 대기에 남기는 오염이 항공기 배출물보다 수백 배 더 해로울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으며, 국제 사회의 긴급한 대응을 촉구했다. UCL 연구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259기의 로켓이 발사됐고, 이 과정에서 15만3천 톤이 넘는 연료가 연소됐다. 이는 단순한 연료 소비를 넘어 대기권 상부에 장기간 잔존하는 그을음과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갖는다. 지상에서 발생하는 배출물은 비교적 빨리 분해되지만, 로켓에서 나온 입자는 성층권과 중간권에 오래 머물며 기후에 최대 500배 더 강력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지적이다. 특히 아마존이 추진 중인 ‘쿠이퍼 프로젝트’와 같은 메가컨스텔레이션 계획은 새로운 우려를 키우고 있다. 고체연료 로켓은 염소 화합물을 방출하는데, 이는 수십 년 동안 국제 협약을 통해 회복해온 오존층을 다시 위협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몬트리올 의정서로 쌓아온 환경적 성과가 한순간에 무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하면서 대기 불안정성이 점차 심화되고, 이로 인해 여객기 운항 시 예상치 못한 난류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흔히 맑은 하늘에서 발생해 탐지와 예측이 어려운 ‘청천 난류(Clear-Air Turbulence)’는 기상 레이더에 잡히지 않아 조종사와 승객 모두에게 큰 위협이 된다. 전문가들은 항공기 탑승객의 안전벨트 착용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경고하고 있다. 영국 레딩대학교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 ‘기후 변화로 인한 상층 대기 전단 불안정성의 미래 경향’에 따르면, 대기 온난화가 항공기 순항 고도에서의 바람 전단과 대기 안정성에 직접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연구팀은 최신 기후 모델 26개를 분석해 오는 2100년까지의 변화를 예측했는데, 그 결과 바람 전단은 16~27% 증가하고 대기 안정성은 10~20%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난류 발생 조건을 강화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논문을 주도한 조아나 메데이루스 박사과정 연구원은 “바람 전단 증가와 안정성 감소는 청천 난류 발생에 유리한 환경을 동시에 조성한다”며, 이미 과거 40년간 수직 바람 전단이 17% 증가한 사실이 관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기후 변화는 인간의 삶의 방식뿐만 아니라 감정에도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국제 공동연구팀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폭염은 단순히 신체적 불편을 주는 것을 넘어 우리의 정서를 바꾸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 연구진은 2019년 한 해 동안 157개국에서 작성된 12억 건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분석했다. 65개 언어로 쓰인 글을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분석해 긍·부정 점수를 매기고 이를 각 지역의 기온 데이터와 비교한 결과, 기온이 섭씨 35도(화씨 95도)를 넘어설 경우 정서적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저소득 국가에서는 게시물의 부정적 표현이 약 25% 증가했으며, 고소득 국가는 약 8% 증가에 그쳤다. 연구를 이끈 중국과학원의 왕장하오 박사는 “소셜미디어 데이터는 문화와 대륙을 넘어 인류의 감정을 실시간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전례 없는 도구”라며 “이번 연구는 기온이 인간의 정서에 미치는 영향을 거대한 규모에서 측정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세계은행 기준에 따라 1인당 연간 소득 1만3845달러를 경계로 국가를 분류했다.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일수록 폭염에 따른 정서적 타격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기후 위기 대응 수단으로 전기차가 가장 효과적인 선택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대학교 연구진이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미국 본토 어디에서나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확실히 낮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록했으며, 차량 종류와 주행 환경, 전력망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도 결과는 일관됐다. 연구팀은 내연기관차(ICEV),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배터리 전기차(BEV)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과 픽업·세단·SUV 등 차종을 대상으로 이른바 ‘전 과정 분석’을 실시했다. 단순히 주행 중 배출만이 아니라 차량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계산한 것이다. 여기에 지역별 기온, 운전 습관, 전력망 배출 계수까지 반영해 현실적인 조건을 최대한 반영했다. 분석 결과 배터리 전기차는 미국 본토 3천여 개 카운티 전역에서 모든 차량 유형 가운데 배출량이 가장 적었다. 특히 소형 세단형 전기차는 마일당 81g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데 그쳐, 가솔린 픽업트럭의 20%에도 못 미쳤다. 연구팀은 “차량 전동화가 기후 위기 대응의 핵심 전략임을 수치로 입증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차종별 차이는 더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세계적인 식품기업 네슬레가 기후 위기로 인한 코코아 생산 위축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가공 기술을 선보였다. 이번 기술은 코코아 열매를 기존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수확량을 높이고, 동시에 농가의 부담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네슬레가 공개한 방식은 기존에 초콜릿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지 않았던 부분을 포함해 열매 전체를 원료화하는 공정으로, 업계에서는 이를 “초콜릿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혁신”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초콜릿 제조는 코코아 열매에서 원두만을 추출해 사용하는 전통적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열매의 상당 부분인 과육, 껍질, 태반 등은 버려져 왔다. 네슬레는 이러한 낭비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특허 기반 공정을 개발했다. 이 공정은 열매 전체를 ‘습식 매스(wet mass)’ 형태로 수집한 뒤 자연 발효, 분쇄, 로스팅, 건조 과정을 거쳐 초콜릿 플레이크로 가공하는 방식이다. 네슬레 측은 이를 통해 기존보다 최대 30% 더 많은 코코아 원료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맛과 품질은 유지하면서도 생산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기술은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는 차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살모넬라균 감염은 흔히 덜 익힌 닭고기나 달걀로 인한 식중독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최근 소와 주로 연관된 살모넬라 더블린(Salmonella Dublin)이 사람에게서 발견되며 공중보건의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의학계 보고에 따르면 이 균은 단순한 위장 장애에 그치지 않고 혈류 감염을 일으켜 입원 기간을 늘리고 중증 합병증 위험을 높인다. 더욱이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 결과, 소·사람·농장 환경에서 검출된 살모넬라 더블린 균주가 매우 유사한 유전적 특성을 보이며 종과 환경을 넘나드는 교차 전파 가능성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병든 소, 감염 환자, 농장 및 가공시설 환경에서 채취한 균주를 분석한 뒤 DNA 염기서열을 비교했다. 그 결과, 서로 다른 숙주와 장소에서 분리된 균주임에도 불구하고 유전적 차이가 극히 적었으며, 이는 공통된 조상으로부터 최근에 분화했음을 시사한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에리카 간다 교수는 “살모넬라 더블린은 인간, 가축, 환경이 긴밀히 연결된 문제임을 보여준다”며 “따라서 통제 노력은 세 영역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Applied and Environmental Mi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우리가 옷장을 정리하며 자선단체에 옷을 기부할 때 대부분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는다. 필요 없는 옷을 내놓으면 그것이 필요한 이에게 전해져 다시 쓰일 것이라는 단순하고 따뜻한 이야기다. 하지만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시티즈(Nature Cities)에 실린 연구는 이러한 믿음 뒤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을 드러냈다. 기부된 의류 상당수가 실제로는 지역 내에서 소화되지 못한 채 해외로 대량 수출되고 있으며, 결국 또 다른 환경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미국 오스틴, 캐나다 토론토, 호주 멜버른, 노르웨이 오슬로 등 9개 부유한 도시의 의류 기부 흐름을 추적했다. 결과는 어디서나 같았다. 자선단체와 기부센터로 몰려드는 옷은 현지 수요를 훨씬 웃돌았고, 이들 기관은 넘쳐나는 기부품을 처리하지 못했다. 일부 상태 좋은 의류만이 지역 중고 매장에서 판매되었고, 나머지 상당수는 압축 포장돼 해외로 수출됐다. 노르웨이의 경우 거의 모든 헌 옷이 국외로 빠져나갔고, 미국과 호주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문제는 자선단체의 본래 역할과도 맞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자선단체는 사회복지와 기금 마련을 위해 존재하지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지난해 지구는 또다시 기후 기록을 갈아치웠다. 미국기상학회가 발간한 연례 ‘기후 현황(State of the Climate) 2024’ 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농도와 지구 평균 기온, 해수면 상승, 빙하 손실 등 주요 지표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보고서는 58개국 589명의 과학자가 위성, 기상 관측소, 해양 부표, 빙핵 시료 등 방대한 자료를 분석해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 주요 온실가스는 모두 최고치를 기록했다.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422.8ppm으로 산업화 이전 대비 52% 증가했다. 특히 2023년 대비 증가폭은 지난 60년 동안 가장 빠른 속도와 맞먹는 수준으로, 전문가들은 화석연료 연소와 농업이 여전히 최대 배출원이라고 지적했다. 온실가스 증가는 대기 중 수증기량 증가와 토지 탄소 저장 방식의 변화 등 기후 피드백을 강화해 지구를 더욱 뜨겁게 만들고 있다. 지구 표면 온도는 2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991~2020년 평균보다 0.72도 높았으며, 이는 2023년 중반부터 2024년 봄까지 이어진 강력한 엘니뇨의 영향이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됐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 가뭄, 산불, 홍수, 폭풍 등 극한 기상 현상이 아동의 뇌 발달과 정신 건강에 장기적인 위협을 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와 네팔 연구진은 최근 국제 학술지 ‘커뮤니케이션 메디슨(Communications Medicine)’에 발표한 논문에서 “극한 기후·기상 사건(ECEs)이 아동에게 독성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평생에 걸쳐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반복적이고 강도 높은 기상 재난이 단순한 물리적 피해를 넘어 아동의 안전감과 안정성을 무너뜨리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불안, 우울증 등 정신 질환 발병 위험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또 이 과정에서 뇌 연결성 저하와 백질 발달 저해 등 신경 발달 장애가 나타날 수 있으며, 면역 기능과 스트레스 조절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부 연구에서는 극한 기온과 조기 기상 노출이 뇌 구조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결과가 제시됐다. 특히 연구진은 이러한 환경적 스트레스 요인을 ‘환경적 아동기 유해 경험(E-ACEs, Environmentally driven Adverse Childhood Experi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