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김민영 기자] 국내 대표 식품기업 농심이 만든 대체육 광고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6일 올라온 ‘학교에도 KTX에도 이제 대체육은 필수품이 되었어요 【공존】’이라는 제목의 해당 광고 영상은 환경 파괴로 인한 좀비들의 세상을 배경으로 한다. 2분이 채 안 되는 영상은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남성이 인육을 먹는 좀비들을 목격하게 되며 집으로 도망치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혼비백산이 된 그가 집으로 들어오자 집 안에 있던 부인은 대체육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내용을 비롯해 기후변화가 전염병 확산을 부른다는 내용의 인터넷 뉴스를 보고 있다가 그를 맞이하고 그가 사 온 대체육 스테이크를 요리한다. 이후 대체육 스테이크를 맛보려는 부부를 좀비들이 덮치게 되는데, 좀비들은 부부가 아닌 대체육 스테이크의 향과 맛을 음미하며 만족한다. 이후 좀비들은 집안일을 도우며 부부의 말에 복종하게 된다. 해당 광고 영상이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영상의 내용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자가 포함된 한 채식 오픈 채팅방에서는 인육을 먹는 장면이 나온 뒤 대체육에 만족하는 좀비들을 등장시킨 시나리오가 대체육에 인육이 포함돼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로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농심의 대체육에는 인육이 포함돼 있다는 내용의 글까지 올라와 오해를 가중시키고 있다. ‘사람이 아닌 인육을 먹는 좀비들이 헷갈릴 정도의 맛과 향을 가진 대체육을 표현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인육을 끝없이 원하는 좀비들의 성향과 인간이 환경에 가하는 과도한 착취에 반하는 채식을 어떻게 같은 선상에 둘 수 있나’ 등의 반응이 잇따랐다. 이 같은 주장 이외에도 좀비들이 대체육을 준 부부의 집에서 집안일을 하고 부부는 소파에 앉아 쉬고 있는 마지막 장면을 통해 완벽한 상하관계를 성립시키는 것은 의아함을 넘어 불쾌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일부 네티즌은 농심은 단순히 ‘좀비들도 반한 대체육’이라는 내용을 전달하고 싶었을 뿐일 텐데 광고가 비난받는 것이 안타깝다는 주장도 펼쳐졌다. 해당 영상은 공개된 지 11일이 지난 지금 70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넘겼으며 영상의 댓글은 사용 중지된 상태다. 한편 농심은 지난해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을 론칭하고 본격적인 대체육 사업에 뛰어들었다. 베지가든은 농심 연구소와 농심그룹 계열사 태경농산이 독자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 제조 기술을 간편식품에 접목한 브랜드다. 또한 농심은 그간 대체육 제품을 만들며 쌓아온 노하우를 활용해 전문 셰프와 함께 지난달 말 비건 파인다이닝 ‘포리스트 키친’을 오픈했다.
[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일본 정부가 배양육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진행한다. 지난 20일 일본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의 후생노동성이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을 만들고 배양육의 안전성을 평가하고 나섰다. 배양육에 대한 안전성을 검토하고 규제 필요성에 대한 여부를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정부의 결정을 두고 계속되는 인구 증가와 기후위기로 인한 식량 부족을 대비한 일본 정부의 선제 대응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4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전 세계 40개국이 참가한 식량안보 관련 국제회의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화상 연설을 통해 “전 세계가 식량 부족 심화로 재앙과 같은 심각한 사태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배양육은 흔히 알려진 식물성 대체육과는 다른 동물의 세포를 배양해 결합시킨 식품이다. 전 세계의 육류 수요 증가로 인한 단백질원의 부족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배양육은 동물복지에 기여해 공장식 도축에 따른 비윤리적 문제도 해소할 수 있는 수단이 되며 육류에 비해 토양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 물 소비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을 가졌다. 현재 일본에서 유통되는 육류는 식품위생법에 따라 생산, 가공 및 판매가 규정된다. 하지만 생성은 ‘배양육은 동법의 육류 분류에는 맞지 않는다’고 밝혀 배양육에 대한 규정이 불명확한 상태다. 이에 후생노동성은 연내에 전문 연구팀을 꾸려 배양육 생산 시 유해 물질 혼입 가능성이나 그 영양에 대한 지견을 공유할 예정이다. 또한 배양육 안전성 확보에 대해 논의하는 심의회를 마련하는 것 또한 검토하고 있다. 현재 일본의 배양육 시장은 걸음마 단계지만 올해 일본의 식품 기업 닛신 홀딩스와 도쿄대학 연구팀이 소 유래 배양육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연구팀은 2025년까지 ‘두께 2㎝, 무게 100그램’의 배양육 개발 및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국내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해 배양육 안전성 평가와 더불어 제조·가공의 가이드 라인이 마련될 계획이다. 지난해 말 식약처는 '2022년 업무계획' 보고서를 통해 배양육 안전성 평가와 제조ㆍ가공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대체 단백질 식품은 정의ㆍ명칭ㆍ유형 등 관리체계를 규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배양육 시장이 발달한 해외의 경우 이미 배양육 규정이 마련된 국가도 존재한다. 미국은 2019년 농업부가 배양육을 관할하기로 하고 규제안 마련을 추진하고 있으며 네덜란드에서는 올해 배양육의 시식을 법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동의가 가결돼 관련 규정하에 배양육을 시식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이스라엘에서는 2020년 배양육의 시식을 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 오픈했다.
[비건뉴스 김규아 기자] 한때는 인류에 편안함을 제공하던 플라스틱은 21세기를 살아가는 현재 전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다. 매년 2억 톤 이상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전 세계에서 배출되고 있으며 이는 연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최근 걷잡을 수 없이 커진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들이 개발되면서 이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플라스틱이 다른 폐기물과 비교했을 때 더욱 문제가 되는 이유는 태우거나, 매립하는 처리 방식에서도 심각한 환경 오염이 야기되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고작 14%가 재활용되며 나머지 80% 이상이 매립되거나 소각되고 있으며 얇은 비닐봉지 하나는 완벽하게 썩는데 50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고, 이를 소각할 시 다이옥신 등 유독 물질이 발생한다. 바다로 흘러 들어..
[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나날이 심각해지는 기후변화를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는 ‘탄소중립’에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매일 우리가 먹는 음식을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법은 개인이 탄소중립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탄소 배출량을 비교할 때 육식과 채식을 놓고 본다면 단연코 채식이 탄소 배출량이 현저히 적은 식품이 된다. 지난 2020년 Our World In Data가 토지 사용, 삼림 벌채, 메탄 배출, 가축 사료, 가공, 운송, 소매 및 포장 등 식품 전반의 시스템에 따른 탄소 배출량을 살펴보면 소, 양, 치즈, 돼지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으며 반대로 콩, 바나나, 뿌리 채소, 사과 등이 하위권이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채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탄소 배출량이 적은 것은 아니다. 예컨대 열대 지방에서 재배되는 각종 과일, 특정..
[비건뉴스 김민영 기자] 쌀, 밀, 옥수수와 함께 4대 식량 작물 중 하나로 꼽히는 감자는 구황작물이면서 부식의 재료로 다양하게 활용된 친근한 식품이다. 최근 감자가 동물성 단백질만큼 근육 형성에 효율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 대학(Maastricht University)의 연구원들은 감자 단백질로 만든 농축 파우더가 동물성 유단백질만큼 근육 회복 및 성장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학술지 ‘스포츠 및 운동의 의학 및 과학(Medicine & Science in Sports & Exercise)’에 실었다. 그동안 대부분의 운동을 좋아하는 이들은 동물성 단백질이 완벽한 필수 아미노산을 갖춰 근육 단백질 합성을 위해 식물성 단백질보다 훨씬 우수하다고 가정해 왔다. 근육을 키우기 위해 닭가슴살, 소고기, 우..
[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소비 주류층으로 떠오른 MZ세대의 윤리적·가치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비건 라이프 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다. 다시 말해 채식주의와 같은 식문화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닌, 입고, 쓰고 바르는 등 삶의 모든 부분에서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동물의 희생이 없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에 최근 뷰티 업계에서도 제품 연구·개발부터 친환경 요소를 적용한다거나 비건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관련 제품 출시에 앞장서고 있다. 비건 뷰티 시장의 규모도 성장세를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전 세계 비건 화장품 시장 규모가 연평균 6.3%씩 성장해 오는 2024년에는 220억 달러(약 27조 50억 원)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비건 화장품의 사전적 의미는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비건뉴스 김규아 기자] 국내 전체 가구의 4분의 1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시대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며 반려동물을 위해 물심양면 아끼지 않는 펫펨족(Pet+Family) 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그만큼 쉽게 버려지는 동물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가 발표한 ‘2021 유실 유기 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길을 잃거나 버려진 동물이 12만 마리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버려진 동물들 가운데 10마리 중 4마리가 자연사, 안락사를 포함해 보호소에서 사망하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자아냈다. 이러한 유기동물이 늘어남에 따라 유기동물 입양을 위한 지원사업, 유기동물 보호 캠페인 등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최근 11번가가 독특한 마케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11번가는 동물자유연대와 협력해 유기 동물..
[비건뉴스 김민영 기자]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육식을 지양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전 세계 식품업계는 대체 단백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체육, 대체 계란, 대체 우유 등 여러 대체 단백질 중 대체 해산물은 ‘신선하고 몸에 좋다’는 인식으로 인해 다소 개발이 늦어졌지만 그만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전 세계인들이 가장 많이 섭취하는 해산물 중 하나인 참치의 대안인 비건 참치가 국내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 '참치 삼각김밥 비롯해 참치캔까지' 비건 선택지 넓혀 가장 먼저 비건 참치를 선보이는 것은 편의점 브랜드 CU였다. 지난 2019년 말 업계 최초로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간편식 라인인 ‘채식주의 간편식 시리즈’를 론칭한 CU는 채식주의 시리즈 4탄으로 ‘채식주의 참치마요 김밥’을 출시했다. 식..
[비건뉴스 김규아 기자] 서울 76개 학교에 채식을 먹을 수 있는 '그린급식 바'(bar)가 마련된다.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은 지나친 육식 위주의 식습관을 개선하고 육류 섭취를 원치 않는 학생들에게 채식 선택권을 부여하자는 취지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4월 초·중·고·특수학교를 대상으로 설치 학교를 공모했고 심사를 통해 초등학교 45교, 중학교 14교, 고등학교 12교, 특수학교 5교를 선정했다. 이들 학교에는 그린급식 바 설치비, 채소 구입비, 인건비 등의 명목으로 학교 당 200만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학교보건진흥원은 올해 말 '그린급식 바' 운영 학교 중 우수 사례를 모아 다른 학교에 안내할 예정이다. 또한 학교 내 채식의 가치를 확산시키기 위해 영양교사 연구 모임, 저탄소 채식 식단 개발, 학부모 연수와 채식체험 행사도 추진한다. 서..
[비건뉴스 김규아 기자]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고, 산지가 많아 가축을 좁은 장소에 모아 기르는 이른바, 공장식 축산이 많다. 좁은 토지에서 많은 가축을 키우는 공장식 축산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생산비를 낮추고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최선의 수단처럼 보인다. 하지만 공장식 축산업 속 동물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평생을 산다. 자리를 고쳐 누울 수조차 없는 작고 좁은 틀과 더러운 오물 속에 생활한다. 또한 전염병에 취약한 환경 탓에 살충제, 항생제에 평생 노출된다. 예컨대 국내 양계장의 암탉은 A4용지보다 작은 배터리 케이지라고 불리는 작은 공간에 갇혀 알 낳는 기계로 삶을 마감한다. 케이지는 축산법 시행령에 따라 6~9단까지 쌓아서 사용할 수 있으며 한 케이지에는 산란계 6~8마리가 사육된다. 닭은 본능적으로 날갯짓을 하는데 이러한 공간에 사는 닭은 날갯짓을 한번 해보지 못한 채 삶을 마감하게 된다. 돼지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양돈 농장에서는 어미 돼지는 ‘스툴’이라는 감금 틀에 가둬 새끼 출산에 동원된다. 어미 돼지는 같은 자세로 평생 누워 자신이 낳은 새끼 돼지 얼굴을 한번 마주 보지 못한 채 일생을 임신과 출산을 반복한다. 새끼 돼지들은 태어나자 이내 암컷과 수컷으로 구분돼 길러진다. 수컷의 경우 고기에서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마취 없이 거세당하게 되며 암컷은 어미 돼지와 같은 삶을 반복하게 된다. 또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다른 돼지의 꼬리를 물어뜯을 것을 대비해 꼬리를 자르거나, 이빨을 잘라내 버린다. 비윤리적인 환경은 소도 마찬가지다. 공장식 축산의 시스템 속 모든 소, 돼지, 닭은 본연의 습성을 존중받지 못한 채, 학대 사육되다가 비참하게 도살된다. 동물보호 활동가들은 공장식 축산에 관해 이야기할 때 평생 햇빛과 바람이 들지 않는 밀폐된 사육장에서 살던 동물들이 대부분 도축되는 날 태어나 처음으로 햇빛을 보게 된다고 설명한다. 도축장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바깥세상을 처음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축장으로 향하는 동안은 잠깐 행복을 누릴 수 있을까? 최근 가디언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많은 농장 동물들이 도축장으로 향하는 과정에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개된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매년 약 2000만 마리의 닭, 33만 마리의 돼지, 16만 6000마리의 소가 미국의 도축장에 도착하자마자 또는 얼마 지나지 않아 죽는다. 또한 추가로 80만 마리의 돼지가 도축장에 도착했을 시 이미 걷지 못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어떤 이유로 동물이 죽었는지에 대한 공식 기록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의사, 복지 전문가들은 주요 원인이 피로, 굶주림, 더위, 추위, 갈증 또는 외상 등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가디언이 조사한 한 돼지 운송 트럭 운전자는 국경을 넘어 멕시코와 캐나다를 오가는 동안 돼지에게 휴식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다른 트럭 운전사는 동물 복지 조사관에게 자신이 캐나다 퀘벡에서 멕시코까지 이틀에 걸친 여정 동안 물, 음식, 휴식을 소에게 제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시 말하자면 공장식 축산 시스템 속의 동물들은 태어나 도살장으로 가는 길까지 고통이 지속되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남에 따라 공장식 축산업에 대한 인식이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공장식 축산에 동원되는 가축을 하나의 생명으로 보는 시선이 늘어나면서 공장식 축산을 반대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동물복지연구소 어웨어가 공개한 ‘농장동물 복지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와 ‘농장동물 복지에 대한 양돈농가 인식조사’ 등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9명은 농장동물의 복지를 개선하고 공장식 축산을 축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97.2%가 공장식 축산을 단계적으로 개선하거나 종식해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90%가 ‘농장동물의 복지를 앞으로 더 향상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농장동물의 복지 수준이 이전보다 향상됐다’고 생각한 응답자는 56.7%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절대적인 육류 소비량을 줄일 필요성도 제기한다. 지난 4월 독일 본 대학의 연구팀은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라면 육류 소비를 최소 75%까지 줄여야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연구저자인 마틴 카임(Matin Qaim) 본대학 개발연구센터(ZEF) 박사는 "모든 인간이 유럽인이나 북미인만큼 많은 고기를 소비한다면 국제 기후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많은 생태계가 붕괴될 것"이라며 "육류소비를 연간 20kg 이하로 크게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동물복지단체들도 육류 소비를 줄이고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국동물보호연합은 지난 16일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장식 축산'과 '감금틀 사육'은 농장 동물들을 끔찍하고 잔인한 사육 환경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단체에 따르면 공장식 밀집 사육과 감금틀 사육은 비위생적인 환경과 과도한 스트레스로 동물들의 면역력과 건강을 파괴하고 있으며 오염된 축사는 각종 바이러스로 인해 인수공통감염증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단체는 하루빨리 '공장식 축산'과 '배터리 케이지' 등 '감금틀 사육'을 중단하고 육류 소비를 줄이고 비건 채식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비건뉴스 김민영 기자] 나물이 올려진 비빔밥, 발효시킨 된장과 고추장이 가득 들어간 찌개로 대표되는 한식은 건강한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해외에서는 면역력 발달에 도움을 주는 발효식품이 많은 한식을 건강식품이라고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맛과 건강을 모두 잡은 일명 'K-푸드'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요리계의 오스카상’으로 평가받는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James Beard Awards)에서 한식 비건 요리책이 상을 받아 눈길을 끈다. 유명 요리사 제임스 비어드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제임스 비어드 재단(James Beard Foundation)은 매년 미국 요리계의 우수한 전문가들을 선별해 상을 수여하고 있다.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James Beard Awards)에서는 수상 범위를 넓혀 요리사, 레스토랑은 물론이고 요리 관련 책, 방송, 언론, 팟캐스터 및 소셜 미디어 콘텐츠 제작자 등 요식업계 전반에 달하는 인재를 뽑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각) 발표된 2022년 제임스 비어드 미디어 어워드(James Beard Media Award)에서는 조안 리 몰리나로(Joanne Lee Molinaro) 작가의 ‘The Korean Vegan Cookbook: The Reflections and Recipes from Omma's Kitchen’(한국 비건 요리책: 엄마 주방의 성찰과 레시피)가 요리책의 야채 중심 요리(Vegetable-Focused Cooking) 부문에서 수상했다. 시카고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국계 미국인 조안 리 몰리나로(Joanne Lee Molinaro)는 2016년부터 비건 식단을 유지하고 있으며 ‘the Korean vegan’이라는 제목의 블로그, 유튜브, 틱톡을 운영하며 인기를 얻었다. 그녀는 한국 비건 음식 레시피를 담은 요리책 ‘The Korean Vegan Cookbook: The Reflections and Recipes from Omma's Kitchen’를 2021년 10월 출판했다. 책에는 80가지 이상의 비건 요리법과 그녀의 가족만의 비밀 레시피를 통해 음식에 얽힌 감동적인 이야기까지 공유한다. 예컨대 작가가 생일날 먹던 진한 검은콩 국수인 짜장면과 아버지가 만드는 감자와 부추가 들어간 소박한 감자국에 대한 소개, 그리고 어머니의 초콜릿 고구마 케이크 같은 가족만의 특별식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책은 출판되자마자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미국 유명 음식 가이드 잡지인 이터 (EATER), 요리 전문 웹사이트 에피큐리어스(Epicurious) 등 각종 요리 전문 매체에서 2021년 올해의 요리책으로 선정됐다. 조안 리 몰로나로 작가는 제임스 비어드상 수상 소식을 자신의 SNS에 전하며 “많은 한국계 미국인 여성들이 제게 한국계 미국인 여성의 책이 제임스 비어드상을 받는 것이 그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말해주며 응원해줬다”라며 “전통에 깊이 빠져들도록 영감을 주고, 전 세계 가정의 식탁이 얼마나 많은 힘을 가졌는지를 상기시켜 주셔서 감사하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한편 사찰 음식의 대가로 알려진 정관스님도 ‘셰프의 테이블’(Chef’s Table) 시즌 3의 정관스님 편이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에서 수상하며 비건 한식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비건뉴스 서인홍 기자] 우유는 ‘완전식품’으로 불린다. 완전식품이란 인간에게 필요한 5대 영양소인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무기질, 비타민 등이 함유된 식품으로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요리가 아닌 가공하지 않은 원료 상태로 섭취해도, 인간에게 필요한 영양소 대부분을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을 가리킨다. 하지만 영양 과잉의 시대에 우유는 오히려 건강상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면서 우유가 완전식품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유제품, 특히 우유를 정기적으로 섭취한 남성이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전립선암 발병 위험이 약 6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로마린다 대학교 (Loma Linda University) 연구진은 우유 섭취와 전립선암 발병 위험 간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암이 없는..
[비건뉴스 김규아 기자] 뉴질랜드가 세계 최초로 소와 양에 ‘트림세’(burp tax)를 부과할 예정이다. 지난 8일(현지 시각) BBC, 뉴질랜드 헤럴드 등 외신은 뉴질랜드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소·양 등 가축이 트림으로 배출하는 메탄가스에 세금을 매기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뉴질랜드 정부와 농업부문 대표들이 공동으로 공개한 초안에 따르면 축산농가는 2025년부터 가축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양에 비례해 세금을 내야 한다. 메탄 1㎏에 0.11뉴질랜드달러(약 90원), 이산화탄소 및 이산화질소는 1㎏당 0.4뉴질랜드달러(약 324원)를 부과할 예정이다. 뉴질랜드 정부는 이렇게 거둔 세금을 농업 배출량을 더욱 줄이기 위한 연구 및 개발 노력의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또한 초안에 따르면 사료첨가제를 사용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한 농가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농장 내 산림을 조성하면 탄소 배출량을 상쇄할 수 있게 했다. 뉴질랜드는 인구가 500만 명인 데 비해 사육 양의 수는 2600만 마리, 소는 1000만 마리에 이를 정도로 소 양 등 가축 수가 인구 수보다 더 많은 농업국가다. 이에 해마다 소들이 120만 톤, 양이 20만 8000톤의 메탄가스를 만들어내며 이는 뉴질랜드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절반에 달하는 양이다. 제임스 쇼(James Shaw) 뉴질랜드 기후변화 장관은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메탄의 양을 줄여야 한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농업을 위한 효과적인 배출가스 가격 책정 시스템이 이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되새김질하는 소나 양은 다량의 메탄가스를 배출하지만 그동안 축산농가의 거센 반발로 가축 사육 등 농업 부문 온실가스가 뉴질랜드의 배출권 거래제도에서 제외돼왔다. 이에 뉴질랜드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의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이번 법안은 1980년대 농업 보조금이 폐지된 이후 뉴질랜드 농가에 가장 큰 변동을 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며 12월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 4월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메탄 배출량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2021년 메탄 배출량은 17ppm으로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약 162% 증가했으며 1983년 측정이 시작된 이후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당시 릭 스핀래드(Rick Spinrad) NOAA 박사는 성명에서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이 빠른 속도로 잘못된 방향으로 계속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며 문제의 원인이 되는 온실 가스 오염을 해결하는 데 긴급하고 효과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전했다.
[비건뉴스 김민영 기자] 과거 인류의 삶을 윤택하게 하던 플라스틱이 현재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폭발적으로 늘어난 플라스틱 폐기물과 더불어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심각성과 위험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미세플라스틱의 사전적 의미는 5mm 미만의 작은 플라스틱이다. 보통 200㎛ 이하가 대부분이다. 처음부터 미세 플라스틱으로 제조됐을 수도 있고 큰 플라스틱 제품이 마모되거나 태양광 분해 등에 의해 잘게 부서지면서 생성되기도 한다. 미세 플라스틱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용품에도 포함돼 있는데 예컨대 150mL 제품에는 대략 280만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미세플라스틱', 바다 생태계 위협 미세플라스틱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해양 생태계에 교란을 불러일으킨다.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 부표 등에서 나오는 미세 플라스틱 쓰레기는 바다에서 생활하는 생물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2015년 영국에서 발표된 ‘해양 속 작은 플라스틱 쓰레기에 관한 국제 목록’ 논문에 따르면, 바다속에는 최소 15조~최대 51조의 미세 플라스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매년 바다속에는 흘러 들어가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800만 톤에 달한다는 UN의 발표를 미루어보아 현재 훨씬 많은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 생물들은 자연스럽게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며 이는 먹이 사슬을 타고 다시 해양 생물을 먹이로 삼는 바닷새와 바다 포유류에까지 미세플라스틱이 흘러 들어가게 된다. 바닷새의 일종인 알바트로스 새의 배 안이 플라스틱 쓰레기로 가득 차 있는 사진은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미세플라스틱은 심해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지난 2019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깊은 바다로 꼽히는 마리아나 해구를 비롯해 수심 6000m를 넘는 다른 5개의 심해(深海)를 탐사한 결과 연구원들은 그곳에 사는 갑각류 ‘하퍼’의 몸속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했고 해양생물들은 모든 지역에서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했다고 밝혔다. ◆ 인간 체내에 흡수·축적되는 '미세플라스틱' 인간은 어떨까?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한 사람이 일주일 동안 삼키는 미세플라스틱 알갱이는 2000개에 달한다. 무게로 따지면 신용카드 한 장에 해당하는 5g 정도다. 미세플라스틱이 더욱 치명적인 사실은 바로 인체 흡수된다는 점이다. 물론 미세플라스틱을 먹은 생선, 새우 등 해양 생물이 인간의 식탁 위에 올라와 미세플라스틱을 직접 섭취할 수 있겠지만 피부를 통해 흡수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가 된다. 지난 3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22명의 혈액 표본을 분석한 결과 약 80%인 17개 표본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바 있다. 이는 미세플라스틱이 혈액을 타고 신체 내부를 돌아다니거나 특정 장기에 머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다. 혈액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성분은 PET가 절반 이상의 표본에서 발견됐고, 표본의 3분의 1 이상에서는 PS, 4분의 1에서는 포장용 랩에 주로 쓰이는 폴리에틸렌(PE)이 발견됐다. 한국소비자원 보고서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 크기가 150㎛ 이하이면 소화관 내벽을 통과할 수 있고, 0.2㎛ 이하이면 체내 조직으로 흡수돼 국부적 면역체계 이상, 장 염증 등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특히 0.1㎛ 미만이면 위장관 림프 조직을 통해 간, 비장, 심장, 폐, 흉선, 생식기관, 신장, 뇌로 이동할 수 있고 혈액뇌장벽은 물론 태반 장벽도 뚫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미세플라스틱은 인체에 무해할까? 아니다. 지난해 12월 이다용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희귀난치질환연구센터 선임연구원팀이 '유해물질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게재한 실험에 따르면 초미세플라스틱(1~5㎛)이 모유 수유를 통해 뇌 조직 등 자손의 여러 장기에 축적되고, 많은 양이 축적됐을 때 자손의 '뇌 발달 이상'까지 발견됐다. 지난 2월 한국원자력의학원 김진수 방사선의학연구소 선임연구원팀은 미세플라스틱이 영유아에 발생하는 난치성 신경발달장애인 자폐스펙트럼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 밖에도 미세플라스틱은 그 자체 만으로도 화학적 영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플라스틱에 포함된 첨가제 중 프탈레이트, 비스페놀A 등은 대표적인 내분비계교란물질(환경호르몬)로 비스페놀A는 갑상선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하고, 생식 독성과 발달장애 및 심혈관계질환을 유발한다. 또한 프탈레이트는 생식계 발달장애, 기형 등 다양한 독성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 극지방서도 발견된 '미세플라스틱', 병원균 옮겨 더 큰 문제 그렇다면 미세플라스틱은 해양에만 존재할까? 이 또한 아니다. 잘게 부서져 가벼워진 미세플라스틱은 바람을 타고 지구 어디에서나 발견되고 있다. 최근 뉴질랜드 캔터베리대 연구팀이 2019년 남극 로스 빙붕 19곳에서 채취한 눈 샘플 모두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검출하면서 남극에 내리는 눈에서 미세플라스틱을 찾아볼 수 있었다. 연구원들은 녹은 눈의 1리터당 평균 29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발견했다. 그동안 다양한 연구를 통해 남극 심해 퇴적물, 해양 퇴적물, 바다, 지표수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된 적이 있지만, 남극 대륙의 눈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플라스틱이 분해될 때 형성되는 미세플라스틱이 지구의 해양 환경과 기후, 생물체에 생태학적 피해를 주고 있음을 의미한다. 남극과 북극 등 극지방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은 병원균을 옮기는 역할을 할 수 있어 더욱 심각하다. 지난 4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저널에 발표된 미국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UC데이비스) 수의과학대, 보데가 해양연구소, 네브래스카대 수의대, 캐나다 토론토대 진화생물·생태학과 공동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은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균들을 바다로 전달하는 매개체가 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신경정신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기생충 톡소포자충(Toxoplasma gondii), 호흡장애나 위장염을 일으키는 크립토스포리디움(Cryptosporidium), 설사나 담낭염이 일어나게 하는 지알디아(Giardia)와 같은 인수공통감염병 원인균과 원형 미세 플라스틱·선형 미세섬유를 분석해 병원체와 바닷물 속 플라스틱의 연관성을 알아봤다. 그 결과 미세 플라스틱과 미세섬유 모두에 세균이나 기생충 등 육지 병원체가 달라붙을 수 있으며, 특히 알갱이 형태의 미세 플라스틱보다는 미세섬유에 더 잘 달라붙어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은 이같은 플라스틱 문제를 줄이기 위해 결의안을 채택했다. 지난 3월 유엔은 2024년 말까지 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을 막기 위한 첫 국제 협약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협약은 플라스틱 제품 생산부터 재활용·폐기까지 전 과정을 다루며,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규제도 다룰 예정이다. 국가와 기업들이 재활용 기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도 포함한다. 잉거 안데르센 UNEP 사무총장은 "이번 협약은 '역사적'이며 파리기후협약 이후 가장 중요한 협약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최근 고양시 킨텍스(KINTEX)에서 열린 ‘2022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에서는 다양한 이색 식품이 가득했다. 그 가운데 가장 독특한 음식으로 손꼽힌 것은 단연코 '식용 곤충'이다. 농업회사법인 곤충킹은 식용 곤충을 활용한 가공 식품을 선보였으며 그 가운데는 겉보기에는 여느 디저트와 똑같은 빵, 쿠키, 브라우니 등 디저트도 있었다.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아직 멀기만 한 식용 곤충이 식물성 대체육, 배양육 등과 함께 미래 식품으로 떠오르면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 '친환경적이며 영양도 풍부' 식용 곤충은 미래 식량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식용 곤충을 미래 식량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들은 지구의 인구가 계속해서 증가함에 따라 2060년경에는 식량 생산이 두 배로 빨라져야 한다고 주장했고 지속불가능한 농업과 어업, 그리고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 재해는 심각한 식량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미래의 대체 식량으로 고단백, 고불포화지방산, 다양한 미네랄과 비타민을 함유한 식용 곤충을 제안한 것이다. 식용 곤충은 사육하는 동안 가축에 비해 온실 가스 및 암모니아 배출량이 훨씬 낮으며 물 소비량이 적고, 사육 시설의 공간 요구도가 낮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노동 강도 낮아 여성들도 사육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으며 다른 가축에 비해 높은 사료 효율, 빠른 생활사, 낮은 폐기율 등과 같은 많은 환경 친화적이며 지속가능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식용 곤충의 영양상 프로필은 육류와 비교했을 때 뒤지지 않을 만큼 훌륭하다. 식용 귀뚜라미의 경우 9가지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단백질은 쇠고기보다 2배, 비타민 B12는 4배 이상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철분과 칼슘이 풍부하고 식이섬유가 풍부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장점에 주목해 국내에서는 식용 곤충을 환자 식단에 활용한 적이 있다. 지난 2016년 농촌진흥청은 연세세브란스병원과의 협동연구에서 환자식으로 식용곤충이 제공됐을 때 환자들의 치료 회복과 예후에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는 제지방량(fat free mass)이 유의적으로 증가했고 근육량도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또한 체중손실도 대조군 환자들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환자들을 위한 다양한 곤충 식품 메뉴도 개발해 제시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에 힘입어 현재는 추가적인 임상실험이 진행돼 곤충식의 임상효과를 계속적으로 연구 중에 있다. ◆ 식용 곤충 산업, 전 세계적으로 전망 밝아 미래 식량으로 손색없는 식용 곤충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 발달해 있을까?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는 세계 곤충 단백질 시장은 2020년 2억 5000만 달러(약 3068억원)규모로 2028년까지 연평균 27.4%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영국, 벨기에 등 식용 곤충 산업이 활발한 국가에서는 집 귀뚜라미, 풀무치, 갈색거저리, 벌집 나방 등 10종의 곤충을 식품원료로 인정하고 있다. 또한 EU는 어류 양식에서도 곤충 사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유럽의 식용곤충 시장 규모는 2023년 4600만 달러(약 594억 900만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의 경우는 곤충산업이 아직 초기 단계로 사육 농가 시설, 생산 규모가 다른 농업에 비해 현저하게 영세한 실정이다. 다만 국내 곤충농가 수는 2015년 724호에서 점차 증가해 2018년 기준으로 2590호까지 급증하는 등 꾸준하게 성장세를 보인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해 미래 식량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향후 1000억 원대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돼 전망이 매우 밝다. 국내 식품업계에서도 미래 식량인 식용 곤충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롯데제과는 식용 곤충 제조기업 아스파이어 푸드 그룹(Aspire food Group)에 약 100억 원을 투자했다. 2016년 캐나다에 설립된 스타트업 아스파이어 푸드 그룹은 귀뚜라미를 이용한 단백질 분말 제품 분야에 특화된 푸드테크기업이다. 이 기업은 독자적인 귀뚜라미 사육방식을 개발하고, AI 및 스마트팜 기술을 접목해 무인 자동 생산 시스템으로 발전시켰으며, 식용곤충 대량 사육 자동화를 통해 반려동물 사료와 귀뚜라미 그래놀라, 귀뚜라미 밀가루 등의 원료가 되는 동결 건조 귀뚜라미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투자를 시작으로 아스파이어 푸드 그룹과의 기술 제휴와 상품 개발 등 다양한 협업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고등학교 급식에 식용곤충의 시제품을 공급해 실제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기도 했다. 충청북도 농업기술원과 청주시는 농식품부 사업을 지원받아 개발한 ‘고소애 동충하초’가 첨가된 어묵, 돈까스, 탕수육 시제품을 청주 오창고등학교 급식으로 납품을 시작했다. 고소애(갈색거저리) 100% 배지(培地)에서 자란 ‘고소애 동충하초’는 코디세핀 함량이 높아 천연항생제로 불릴 만큼 면역력 향상과 항염 효과가 높고 신진대사에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학생들은 일반 어묵의 모양과 같은 동충하초 버섯 어묵을 별다른 거부감 없이 즐겼으며 어묵과 비슷한 식감과 맛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 식용 곤충, 비건은 먹어도 될까? 식용 곤충은 기후위기와 인구 증가로 겪고 있는 식량난을 해결할 대체 단백질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나 채식인들에게는 식물성 원료로 만든 대체육, 세포를 배양해 만든 배양육과는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비건은 동물에게서 얻은 식품을 일절 거부하는 라이프 스타일로 곤충을 죽여 먹는 것 또한 생명을 빼앗는 행위로 비건의 의미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실제 2019년 해외에서는 이 같은 문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설문 조사를 시행했다. 동부 핀란드 대학과 헬싱키 대학의 연구원들은 강경한 채식주의자, 유연한 채식주의자, 일반 소비자 사이에서 곤충 유래 식품을 섭취하려는 소비자의 의도를 조사했다. 총 567명이 온라인 설문을 작성해 연구에 참여했으며 응답자 중 73%는 일반 소비자, 22%는 유연한 채식주의자, 5%는 강경한 채식주의자였다. 그 결과 강경한 채식주의자는 곤충 유래 식품 섭취에 대해 가장 강경하고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반면 유연한 채식주의자는 곤충 섭취에 대해 가장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또한 유연한 채식주의자들과 일반 소비자들은 모두 곤충 섭취가 현명하고 전 세계의 영양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고 생각한 반면 강경한 채식주의자는 곤충 소비가 무책임하고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동부 핀란드 대학의 안나 리사 엘로린(Anna-Liisa Elorinne) 교수는 "우리는 세 그룹 사이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강경한 채식주의자들은 곤충을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살아있는 존재로 인식해 곤충을 먹는 것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태도를 가졌다"라며 "특히 이들은 식용 곤충을 통해 세계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매일 낭비되는 음식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